醫, ‘중요성과 필요성 높아지나 현실적 보상 체계와 시스템은 제자리’ 지적
‘영상의학전문의 상주하고 검사·판독 공백 줄이려면 개선 통한 유인책 중요’ 제언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CT, MRI와 같은 영상검사는 빠르고 정확한 진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나 미흡한 시스템과 보상으로 인해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영상의학회가 개최한 '응급영상의학, 왜 중요한가' 심포지엄 토론회 모습.

이 같은 주장은 지난 8일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대한영상의학회(회장 김승협)가 개최한 ‘응급영상의학, 왜 중요한가’ 심포지엄에 참석한 응급의학과 및 영상의학과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됐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빠른 검사와 판독을 원하나 현실은 응급영상의학 전문의가 상주하는 의료기관 자체가 거의 없고 제도 또한 없는 실정인데 이는 응급실의 영상의학 서비스에 대한 수가 가산료 인정 등의 지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아산병원 이충욱 영상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송경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영상의학 전담 전문의 제도를 도입한 병원이 많지 않지만 핵심은 정규시간 외의 시간에 전문의가 상주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갖추느냐이다”며 “야간에는 전공의들이 판독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병원은 야간 및 주말에는 영상의학 판독서비스 자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밤을 새면서 판독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명 ‘열정페이’에 기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게 송경준 교수의 지적이다.

송 교수는 “정부는 실물에 대한 비용 지불에는 인색하지 않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과정에 대해서는 비용대비 효과를 따진다”며 “응급질환과의 전쟁에서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경제적인 보상이 적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상 검사의 경우 7시~16시인 정규 시간 외인 16시~7시 사이에 건수가 더 많은데 정규 근무시간은 일주일 168시간 중 30%인 50시간밖에 되지 않아 환자에게 신속 정확한 판독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서울아산병원 이충욱 영상의학과 교수는 “물론 대학병원은 전공의들이, 종합병원은 전문의들이 온콜(on-call)로 판독하기도 하지만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의가 밖에 있을 경우 진료의가 의뢰를 하는 건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규 외 시간에도 효율적인 영상의학 판독이 시행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삼성서울병원 어홍 영상의학과 교수

빠른 영상 검사를 위해서 응급실 평가항목에 검사 실시 시간에 대한 항목이 신설되고 응급실 판독에 대해서도 수가 가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삼성서울병원 어홍 영상의학과 교수는 “현재 CT와 MRI 검사 실시 시간에 대한 평가 항목이 없는데 신설이 필요하다”며 “응급실 담당 영상 전문의에 의한 최종 판독이 빠른 판독을 가능하게 하고 누락 발생 여지를 줄이는 만큼 응급실 판독 수가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복지부는 응급영상의학 영역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공감하나 다른 과에 비해서 원가보전율이 높아 추가 보상에 대한 논의는 좀 더 필요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정통령 과장은 “영상 쪽이 다른 과에 비해서 원가 보전율이 높다”며 “응급한 경우에 빨리 판독을 하기 위한 추가 보상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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