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및호흡기·천식알레르기·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한목소리
교육에 집중해야 질환 인식제고-환자관리 가능…비용 효과성도 높아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만성 기도질환 관련 대표 학회 3곳이 천식과 COPD 등 치명적 만성 기도질환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를 위한 ‘교육상담 수가’ 신설이 시급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학회별로 지난 2년간 교육상담 수가의 당위성 마련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으나 진료 현장과 환자들의 절실함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 할 필요성이 생겼고 결국 ‘교육상담수가 태스크포스(TF)’를 공동 구성하게 된 것.

해당 TF에 참여한 학회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이사장 김영균, 서울성모병원)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이사장 조상헌, 서울대병원) 그리고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이사장 나영호, 경희대병원)로 천식알레르기학회 차기 이사장인 윤호주 교수(한양대병원)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김영균 이사장(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3개 학회 TF 위원들은 지난 7일 서울쉐라톤서울팔래스 호텔에서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의 그룹인터뷰를 통해 만성 기도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 증가에 대한 효과적인 문제해결 방안은 교육상담임을 반복 강조했다.

이는 환자의 치료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국내 진료 현장의 특성상 한 환자에게 충분하고 전문적인 교육상담을 통상적인 진료과정 중에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선 김영균 이사장은 COPD 인식 개선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대 이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았고 이는 1차 의료기관 현장에서부터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영균 이사장은 “매년 11월을 ‘COPD 데이’로 정해 의료기관 선생님들과 일반인에게 COPD의 적절한 관리법과 응급상황에 대처, 흡입제 사용법 등에 대해 꾸준히 홍보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았다”며 “이유를 찾다가 환자들에게 교육할 의료인부터 교육이 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즉, 고혈압이나 당뇨는 증상이 없더라도 환자가 병원을 찾게 되면 교육상담수가로 인해 적절한 상담이 이뤄져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들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데 COPD는 그렇지 못했다는게 김영균 이사장의 지적이다.

김 이사장은 “COPD는 급성악화 시 사망률이 높아지는 질환인데 19만 명을 기준으로 조사한 사회경제적 비용만 1조4200억이고 이 비용 중 약 70%가 응급실과 입원”이라며 “때문에 평소 질환에 대한 인식과 조기 관리가 비용절감의 핵심이므로 교육에 집중하기 위한 교육상담수가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조상헌 이사장(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이사장 또한 천식의 경우 최소 15분에서 많게는 1시간까지 교육상담을 진행하는데 이를 좀 더 많은 환자들이 제공 받으려면 교육상담수가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뜻을 같이 했다.

조상헌 이사장은 “환자들이 충분히 숙지해야 질병관리를 조절하고 삶의 질이 높아져 궁극적으로 의료비가 저하되나 그동안 개개인의 의료진에게만 맡겨 놓았던 상황”이라며 “체계화된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제공하면 국내 호흡기 기도질환 환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조절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 조 이사장이 성공적인 사례로 든 핀란드의 경우 알레르기 질환의 초기 관리, 염증 관리, 환자 자기관리 네트워크 형성에 중점을 둔 심플한 사업 모델로 국내에서는 17~27% 수준에 불과한 흡입제 처방을 100%에 육박하게 만들었고 의료비용은 늘지 않은 상태에서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 입원일 수 등을 줄인 바 있다.

■ 근거는 충분하다! 1차 의료기관 역할 높이고 표준모델 마련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

이들은 만성 기도질환 교육상담수가가 신설돼야만 하는 당위성과 근거, 기대 효과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이미 충분한 준비 및 데이터를 갖췄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호주 TF 위원장은 “현재 관련 내용을 심평원에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수가 신설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국내외 논문을 수집해 근거를 모두 마련했고 다른 질환에서 비슷한 형태로 수가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도 조사가 끝나 정부에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만성 기도질환 교육상담수가 신설 TF' 윤호주 위원장(차기 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아울러 이들은 2차, 3차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증대시켜 전국의 모든 병원이 만성 기도질환 관리·교육을 효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3개 학회가 합심해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윤호주 위원장은 “대형병원과 달리 1차 의료기관은 교육상담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종별로 어떤 식의 포맷을 구성할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개원가를 위한 표준 모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조상헌 이사장은 “환자들이 증상이 좋아지면 흡입제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속 치료에 대한 이해나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흡입제 사용 순응도를 높이고 증상 악화 시 대처법을 숙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의료기관 각각의 역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영균 이사장 또한 “만성 기도질환 환자 대상 흡입제 교육 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사용 테크닉이 상당히 향상되고 흡입제 순응도에 따라 환자 사망 가능성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연구조사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 1차 의료기관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오기 위해서 3개 학회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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