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장기탈출증, 단순한 출산후유증으로 생각 말고 조기 전문 상담 이뤄져야

[의학신문·일간보사=황병우] 임산과 출산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골반장기탈출증을 출산한 여성이라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이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져 직장, 자궁 등 골반장기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골반통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는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골반 구조물을 지지하는 골반 인대나 근막 또는 근육이 손상돼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폐경기 이후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수치스럽게 느끼지 말고 적극적인 진료가 필요하다”고 최근 이같이 설명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는 △임신 △출산 △폐경 △유전적인 요인과 △비만 △복압의 지속적인 증가를 가져오는 만성변비 △천식 △기관지 확장증 같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 △난산 등이 꼽힌다.

또한 증상은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밑이 묵직하고 빠지는 것 같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봐도 시원하지 않다 △배변이 곤란하거나 개운하지 않고 불쾌감이 든다 △아래쪽 허리가 아프고 골반 통증이 느껴진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골반장기탈출증은 여성의 일생생활과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치며 증세가 악화되면 장기가 탈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출산후유증으로 생각하지 말고 조기에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골반장기탈출증 치료하기 위해서 초기에는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와 호르몬치료가 병행하지만 2기 이상 골반장기탈출증은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을 받을 경우 골반내 장기의 구조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실금이나 변실금 같은 동반 질환까지 개선할 수 있다.

유은희 교수는 “조기에 증상을 발견할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극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고령에 첫 출산이 이루어졌다거나 골반장기탈출증 가족력이 있다면 평소 골반근육 강화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은희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과 삶의 질 저하를 평가하기 위한 한국형 설문도구를 개발해 환자의 수술 전후 상태, 증상 등의 자료를 축적함으로써 치료의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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