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복 서울의대 교수, “스마트폰 중독과 정신건강 관련성 높아 사회적 예방 대책마련 시급”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최근 스마트폰을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빗대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인 ‘스몸비(smombie)’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의 원인과 위험이 알코올 및 약물 중독과 같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민경복 교수와 서울대보건환경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 3일 이 같이 지적했다.

연구는 대학생 608명에게 스마트폰 과다 사용과 우울, 불안, 자살생각 및 주관적 건강인식을 설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스마트폰 중독을 진단하는 요인 4가지(일상생활장애, 가상세계지향, 금단, 내성)와 심리불안 및 주관적 건강의 관련성도 분석됐다.

연구결과 스트레스, 우울, 불안감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스마트폰을 약 2배 정도 과다하게 사용하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위험은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사람이 2.19배, 지난 1년간 우울과 불안감을 경험한 사람은 1.91배, 자살 생각을 경험한 사람은 2.2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인식한 집단은 과다사용 위험이 1.98배, 주관적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점수(EQ-VAS)가 가장 낮은 그룹은 높은 그룹에 비해 2.14배 높게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민경복 교수

실제 지난해 한국정보사회진흥원 SAPS(스마트폰중독척도)에서도 청소년의 30.6%, 성인 16.1%가 스마트폰 중독으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연구팀은 선행연구로 미뤄볼 때 대표적 행동장애인 스마트폰 중독은 알코올, 마약과 같은 물질중독과 같은 기전으로 발생하고 위험도가 같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 등 정신심리적 증상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자기통제와 충동조절을 저해할 수 있다”며 “호르몬 변화도 대뇌 보상회로에 관여하는 대뇌 부위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영향을 미쳐 스마트폰 과다사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복 교수는 이어 “스마트폰 과다사용은 신체와 정신적인 건강에 악영향이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중독자가 상승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심각성은 부족한 실정인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정신건강 저명 학술지인 ‘정신건강(Journal of Ment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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