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학회, '외과의사 늘리는 정책 절실' 강조…'전공의 수련기간 3년 단축 돼야'

대한외과학회가 지난 20년 동안 전체 의사 수는 증가했지만 외과 전공의 정원은 지속적으로 감소, 외과 의사 수가 부족해지고 있는 현상을 염려해 관련 정책의 보완을 촉구했다.

아울러 학회 차원에서 해당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만든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3년 단축 플랜’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시도이나 이마져도 복지부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

이 같은 우려는 2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외과학회(회장 김선회, 이사장 서경석) 창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외과학회 임원진들로부터 나왔다.

대한외과학회 서경석 이사장(서울의대)

우선 학회는 전공의 정원을 제한하는 것이 결코 좋은 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경석 이사장은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해 80시간이 정착되면 한명의 의사가 여러 명의 환자를 보는 것은 불가능해지는데 결국 외과 의사가 많이 배출돼야 해결이 가능하다”며 “적정한 외과 의사 숫자에 대해서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환자 안전을 위해 만든 전공의특별법의 취지를 살리려면 그에 맞는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전공의특별법의 본격적인 시행에 맞춰 각각의 병원들이 자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나 외과 의사 수 자체가 늘어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경석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외과는 평균적으로 70%를 넘지 못하던 전공의 충원율을 보였는데 외과의사가 심각하게 모자랄 가능성이 생긴 것”이라며 “정원도 낮아진 상태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보험수가가 올라가지 않으면 외과 지원율은 높아지지 않을 것이고 결국 병원도 외과 의사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회는 외과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

이우용 기획이사(삼성서울병원)는 “20년 전에는 한 해 동안 의사가 약 2천명이 배출됐고 지금은 3천명대로 늘었지만 외과 전공의 정원은 200명에서 140명으로 줄었다”며 “배출되는 의사는 많아졌지만 성형외과 등 보험이 안 되는 과로 몰려 수가가 낮은 외과 의사는 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이사는 이어 “나라에서 아무리 의사를 늘려도 관련 정책의 완전한 변화와 수가제도 등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특정과의 의사들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과학회의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 개편안. 외과학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 째로 제도 도입을 시도 중이다.

이에 외과학회는 외과 의사 부족과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3년제’로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길연 수련이사(경희대병원)는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에 대해서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많은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정책을 다듬었고 개원 의사들도 현재 80% 가량이 찬성하고 있다”며 “복지부가 내과에 이은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으나 단축을 위해 충분히 준비를 했고 공감대도 형성된 만큼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외과학회는 창립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2일부터 사흘간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진행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바바라 리 바스 미국외과학회 회장과 마사키 모리 일본외과학회 회장대행 등 해외 유수의 석학 34명을 초빙해 ‘국민과 함께한 70년, 건강한 대한민국 우리가 함께 합니다’라는 주제로 총 51개 세션 101개의 강좌가 마련됐다.

이와 관련 서경석 이사장은 “올해는 학술대회 국제화 원년으로 전 강좌를 영어로 진행하고 정책세션에서는 외과 보험 정책의 현안 및 개선방향,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제와 수련환경의 변화, 외과 전공의 수련 3년제 과정 전면 개편 등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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