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 심평원 상근평가위원, 1996년 출간된 치매 관련 책자 개정판 펴내
치매에 대한 대국민적 올바른 이해가 치매국가책임제의 정착 여부와도 연관돼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지만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두렵기 때문이죠. 치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치매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치매를 두려워만 하고 있죠.”

양기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상근평가위원

최근 ‘치매, 당신도 고칠 수 있다’라는 치매 관련 서적을 출간한 양기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상근평가위원이 지난 30일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난 자리에서 치매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묻자 답한 첫 마디다.

양기화 위원은 “아이러니하게도 치매를 극복하는 방법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치매에 대한 면역력은 올바른 이해가 뒷받침 돼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을지의과대학교 병리학 교수, 식약처 국립독성연구원 독성연구부장, 의사협회, 식약처 등에서도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는 양기화 위원이 왜 치매에 대한 책을 갑자기 펴냈을까.

양기화 위원은 국내에 치매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 20여 년 전인 1996년, 이미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라는 책을 통해 치매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갑작스러운 관심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 위원은 “돌이켜보면 1996년에 책을 출간할 무렵만 해도 치매는 그저 나이가 들면 어떨 수 없는 ‘노망’으로 치부하는 분위기였다”며 “199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치매가 곧 대한민국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 판단했지만 현황 자료가 부족하고 치매 연구도 태부족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이번 책은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1996년)’ 첫 출간 이후 ‘치매 나도 고칠 수 있다(개정판, 2004년)’에 이은 두 번째 개정판으로 치매를 판정 할 수 있는 증상, 판정하는 검사,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레비체 치매, 전두측두 치매, 비약물적 피료 방법, 치매환자 안전과 사고 예방법 등 변화된 치매 환경에 따른 새로운 자료와 내용이 추가됐다.

양기화 위원은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치매를 병으로 여겨서 적극적인 치료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다행”이라며 “치매 예방과 진행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것 등은 노력 여하에 달린 만큼 치매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데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치매국가책임제의 정착에 따른 혜택과 도움 등을 빠짐없이 받으려면 치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우선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점도 조언했다.

양 위원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대처할 수 있는 법”이라며 “현실로 다가온 100세 시대에 어느 누구도 치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치매국가책임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함께 발을 맞춰 걷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