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창욱 교수팀, 소포체-미토콘드리아 인지질 수송 원리 규명
우리 몸의 세포 속에서 '인지질(phospholipid)'이 전달되는 경로와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이창욱 교수팀이 인간을 비롯한 고등생물을 구성하는 진핵세포 내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의 막접촉점에서 일어나는 인지질 수송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단백질 두 개가 결합하면서 만든 특별한 구조를 밝혀내고, 이 사이로 인지질이 쉽게 드나드는 원리를 설명한 것이어서 인지질 수송 문제로 생긴 질병 연구와 치료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진핵세포는 미토콘드리아와 핵, 소포체, 리소좀 같은 소기관으로 구성된다. 이들 소기관은 소낭(vesicle)이라는 작은 주머니를 통해 세포 생존에 필요한 물질을 주고 받는다.
이창욱 교수팀은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 사이의 물질 교환에 주목했다.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에 각각 존재하는 효소를 이용해 인지질을 합성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물질교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두 기관 사이의 물질 수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두 기관 사이를 직접 연결해 막접촉점을 이루는 단백질 복합체에서 해답을 찾았다. 소포체에 존재하는 Mmm1 단백질과 세포질 속 Mdm12 단백질이 복합체를 이루면서 두 기관을 연결하는 '지방질 터널' 구조를 알아낸 것이다.
이창욱 교수는 "X-ray 구조법으로 Mmm1-Mdm12 단백질 복합체를 분석한 결과,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사이에서 PS, PE, PC 같은 인지질이 수송되는 3차원 구조를 찾아냈다"며 "두 단백질이 결합해 만든 경로는 물을 싫어하는 성질인 소수성 환경을 이루며 인지질이 지나다니는 터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사이에서 인지질이 수송되는 구조와 원리를 밝힌 이번 연구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돕는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세포 내 물질 이동 문제로 생기는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론적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미국과학학술원회보(PNAS) 10월 25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