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원 이사장, “양육의 질은 높아 발전 기회 될 수도”…유전상담 육아상담등 상담료 가산 노력에 주력

지속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과 고령화,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가 소아과의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저출산 시대의 부모들은 양육과 건강의 질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고 소아청소년은 성인보다 더욱 세분화된 단계로 진단·처방을 하는 만큼 AI가 접근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한소아과학회 양세원 이사장(사진 왼쪽)과 차기 이사장인 은백린 부이사장.

대한소아과학회(이사장 양세원, 서울의대)는 지난 26일 서울 더케이호텔 컨벤션홀에서 ‘제 67차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양세원 이사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따른 소아과의 위축과 개원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양세원 이사장은 “저출산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소아청소년 환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소아과가 위기에 처한 것은 크게 부정할 수 없다”며 “하지만 최근 부모들은 아이를 많이 낳지 않기 때문에 그 아이의 양육과 건강의 질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소아청소년 환자의 전체 수는 줄지언정 보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부모들의 바람이 소아과를 찾는 빈도수를 높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양세원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소아과에 지원하려는 의사들이 적었는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소아과의 인기가 높아졌다.

양 이사장은 “이유를 분석해보니 미국의 부모들이 아이를 양육하는 질이 굉장히 높아졌고 그만큼 소아과 의사를 찾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지원하는 의사들이 많아졌다”며 “국내의 경우 출산율이 어디까지 내려갈지 알 수 없고 미국과 반드시 동일한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도 장담할 수 없지만 1~2명의 아이만 낳아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마음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핫 이슈인 인공지능 또한 당분간 소아과를 대처하기는 힘들 것이라 전망했다.

대한소아과학회 차기 이사장인 은백린 부이사장(고려의대)은 “AI가 소아과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되기는 하나 다른 과보다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것”이라며 “그도 그럴 것이 소아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개인에 대한 특성, 아이들의 체중이나 키, 성장 상태 등에 따라서 더욱 세분화 된다”고 언급했다.

즉, 소아과는 △신생아기 △영아기 △유아기 △청소년기 등 성인에 비해 분류하는 나이대가 세밀해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어렵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정신적으로 케어 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다는 것.

대한소아과학회 차원의 이 같은 위기극복 의지와 긍정적 해석과는 별개로 행위수가제와 소아과 특성에 따른 상담료의 불인정은 현재 소아과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유라는 점도 지적됐다.

은백린 부이사장은 “소아청소년이 병원에 오면 어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검사를 시행할 때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진정전문간호사 등의 추가 인적자원이 존재하며 지금은 아이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이 없지만 여명이라는 측면에서 법적인 부담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은 부이사장은 이어 "수가를 올리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된다"며 "이에 소아과에서 실시하는 육아 상담이나 유전 상담 등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이에 대한 보상인 상담료 인정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은정 학술이사(서울의대) 또한 “중증, 응급질환 등 난이도 높은 질환의 소아청소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퀄리티를 갖추는데 투입되는 양에 비해서 환자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미래를 책임 질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소아과에 대한 많은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는 전체 국민의 이해가 밑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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