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내세워 비대위만 흔든다' VS '플랜도 없이 투쟁만 외칠거냐'
비대위 집행부의 '독단'…시도회장 위원의 '비협조' 서로 삿대질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내부적으로 문재인 케어 등 현안 대응 방법론을 놓고 티격태격 하고 있다.

비대위 집행부는 ‘비대위원 중 시도의사회 임원들이 비협조적이다’고 불만을 토로 하는가 하면, 시도회장 중심의 위원들은 ‘비대위집행부가 통보식 행정에다 플랜 없는 투쟁을 하고 있다’며, 상반된 불만을 제기하는 양상이라 '과연 비대위가 제대로 굴러갈지' 벌써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총 40명의 비대위원 중 16명이 시도의사회 추천 인사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비대위 활동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20일 인재근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규탄 집회를 가졌다.

요 며칠 사이 시도의사회 위원측에서는 “그간 비대위 집행부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각종 안건을 다루면서 위원들과 사전논의도 없이 결과만을 통보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대해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은 25일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이 중심이 된 시도회장들은 전체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데다 오히려 비대위 집행부를 비방하고, 흔들고 있다”는 반박문을 냈다.

이동욱 사무총장에 따르면 비대위 첫 회의에서는 건정심 참여여부 등 중요한 안건이 논의됐음에도 비대위원 16명의 시도회장 중 3명만이 참석했다는 것.

심지어 3명의 시도회장은 모두 올해 안에 대규모 집회를 반대한 것은 물론 협상팀부터 구성할 것을 강력히 주장, 결국 회의를 파행에 이르게 했다는 게 이 사무총장의 지적이다.

특히 이동욱 사무총장은 “투쟁을 반대하고, 협상만을 주장한데다가 비대위를 비방하는 인터뷰를 외부에 반복하는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외 시도회장들은 운영규정 4조4항에 의거 해촉대상”이라는 주장까지 했다.

이 사무총장의 이같은 주장에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비대위 집행부의 생각이 그렇다면 협박하지 말고 나부터 해촉하라"며 즉각 대응했다.

김 회장은 “비대위 집행부가 주장하는 3만명 동원 대규모 집회는 반모임 활성화, 대표자대회 계획 등 순서를 정해 체계적으로 진행돼야하는데 현재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 죄냐”며 “투쟁을 실패할 때 협상력이 더욱 떨어지고 그 피해가 회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은 모르는가”라고 질타했다.

즉 비대위 집행부에서 말하는 강력한 투쟁을 위해서는 '보다 상세하고 전략적인 로드맵이 요구된다는 것'이 김 회장과 각 시도의사회 측의 판단이다.

김 회장은 “시도의사회장들은 비대위가 회원들의 진료권과 권익을 지켜줄 것이라 믿고 도움을 주기 위해 들어왔다”며 “회의 중에 회원들의 의견을 대신 전한 것을 반대의견을 냈다고 방해라고 하니 앞으로 더 이상 회원들의 의견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비대위 집행부는 의협 집행부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의협 집행부도 시도의사회와 마찬가지로 비대위의 독단적 의사 결정과 소통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는다.

의협 관계자는 “의협 집행부에서 현안과 관련 공유할 정보가 많은데 비대위는 교류는 커녕 오히려 배척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투쟁과 협상 권한은 비대위에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의협 집행부에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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