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내과의사회, ‘적정수가+의료전달체계 개선부터 선행해야’

적정수가와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없이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다면 모든 의원급 의료기관이 붕괴될 것이라는 내과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최성호)는 지난 2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왼쪽부터 개원내과의사회 최성호 회장, 박근태 총무이사

이날 최성호 회장은 “정부는 문 케어라고 불리는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정책으로 대한민국 의료계를 혼란이 빠뜨리고 말았다”며 “원가 이하의 보험 수가를 통해 얻어진 건강보험 누적흑자 20조원을 수가 현실화가 아닌 국민에게 생색내기용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 케어는 보장성 강화라는 명분으로 무분별한 의료비 상승을 부추겨 건보재정 건전성을 손상시키고 국민 혈세로 보전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정부는 일차의료를 되살리기 위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과 적정수가 인상을 위해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부터 선행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총무이사에 따르면 내과계의 수가가 원가의 7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난 2차상대가치 개편의 결과 임상병리 검사 수가가 평균 11.8% 인하된 상황이다.

물론 수술, 처치에 비해 영상, 검체검사가 상대적으로 수가가 높은 것은 인정하나 인하된 임상 병리검사 중 변동 폭이 큰 검사가 대부분 만성질환관리에 중요한 검사라는 것.

박근태 총무이사는 “간기능, 고지혈증, 뇨검사 등은 만성질환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히려 변동 폭이 집중돼 있다”며 “이는 정부가 공약한 일차의료 활성화에 역행하는 것으로 붕괴를 더욱 가속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 총무이사는 우리나라 내시경 수가는 OECD 최저 수준으로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나라 40세 이상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2년에 한번씩 건강검진 위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는 이유는 OECD국가 중 최하위, 심지어 동남아 국가보다 저렴한 내시경 검사 수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러한 원가 이하에서도 최선의 검사를 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정부는 질관리를 내세워 압박하는 것에 앞서 수가부터 인상해야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최성호 회장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내과 개원의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혈압 당뇨 등 복합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내과 개원의들의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며 “그런데 현 수가체계 내에서는 복합 만성질환 환자를 치료해도 단순 감기 진료보다 낮은 진찰료만이 산정된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적절한 진찰요와 상담료가 보장돼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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