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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제약업계 희생양 삼나?복지부 재원 마련 위한 약가인하설 '모락모락'…제약업계, ‘신약개발 여력 상실' 강력 반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일명 ‘문재인 케어’가 결국 제약업계를 희생양 삼는 것 아니냐는 관련 업계 우려이다.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약가인하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이다.

복지부의 약가인하 움직임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등재의약품과 제네릭 약가 인하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권미혁 의원은 ‘문재인케어 실현을 위한 5대 재정절감 정책’ 제안을 통해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복제약 약가 인하 등을 통해 10%~25%까지 약가인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약품비 지출에서 향후 5년간 최소 5조5000억원에서 13조8000억원 가량의 재정절감이 가능하다“며 복지부의 입장을 물었다.

당장 제약업계는 반발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보장성 확대에 따른 재원 마련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희생양 삼으려는 그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문제는 현재의 보장성 강화 시스템과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상 ‘약가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권미혁 의원

의료수가 인하는 어렵고, 결국 '품목비용 절감'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를 인식한 복지부는 공개된 장소에서 항상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전제 하에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결국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인한 재정 비용 증가는 다른 부분에서 막거나 재정 자체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그 방법으로는 크게 건강보험료를 올리거나 다른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적서비스, 즉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를 상향조정하고 건강보험료 인상을 억제한다면 남는 카드는 ‘품목 비용 절감’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정부가 사람과 국민을 우선시해 제품은 뒤로 밀린 셈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의료행위수가에 대한 실질적인 상향을 언급할 때마다 제약업계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면서 “복지부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약가 인하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기등제의약품과 제네릭 약가 인하는 복지부가 제약산업의 글로벌진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약산업육성계획과도 얽히지 않는다. 신약 약가는 우대하면서 제네릭의약품을 점차 조여가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환자 보장성 강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희귀질환 보장성 강화 방안’도 포함된다. 희귀질환을 포함, 신약 약가 우대는 환자 수와 품목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전체 약품비 지출에서 작은 부분만을 차지한다.

비상 걸린 국내 제약계, '신약개발 동력 상실' 우려

 당장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적극적인 약가 인하 방안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약가 협상은 대부분 다국적제약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전면 급여화 정책으로 인해 협상력도 잃고 신약 약가 가중 정책으로 가격만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국내사는 남은 재정을 서로 나눠가지기 위한 진흙탕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열렸던 약가인하 가처분소송. 일부 제약업체는 소송단을 꾸려 정부의 일괄약가정책에 대응했지만, 결국 '백기투항'하고 말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약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제약산업의 역할이 부각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신약을 제외하고 나머지 약제를 전부다 생산할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등재‧제네릭의약품이 제약업계에서 일종의 캐시카우 성격이라는 점을 들어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012년 일괄약가인하를 단행할 당시 제약업계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산업자체가 고사할 것이라고 강경하게 반대했는데 이른바 ‘캐시카우’ 주장은 지금도 유용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시 정부가 약품 영업비, 특히 불법 리베이트 영업으로 지출되는 비용에 대한 일괄약가인하를 단행한 것이여서 현재도 리베이트 이슈가 끊이지 않는 제약계가 얼마나 신뢰성을 가지고 이러한 명분을 내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해석은 갈리고 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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