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중증질환 보장 확대…예상 증가폭 8∼9%보다 더 높아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약 64조5800억원으로 전년(2015년 57조9500억원)에 견줘 11.4% 증가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사태에 따른 병원 이용 감소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건보공단은 18일 '2016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나타난 진료비 증가 원인과 관련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건보공단은 우선 메르스 사태로 예정된 수술이나 검사를 미루는 등 병원 방문이 크게 줄었다며, 실제로 2015년 건보 전체 진료비 증가율이 6.7%지만, 메르스 유행 영향을 적게 받은 상반기에는 8.5%로 높았다가 하반기에는 5%로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건보 진료비가 8∼9%는 늘어나야 했지만 메르스 영향으로 6% 증가폭을 보였기 때문에, 2016년에 증가폭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와 함께 11.4%의 증가폭에는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해 오던 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비율 확대정책이 박근혜 정부에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으로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보 진료비 증가폭은 2013년 5.9%였지만,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한 2014년에는 9.4%로 크게 높아졌으며, 비급여가 더 크게 줄어들기 시작한 2015년에는 10.6%, 지난해 13.1%로 상승했다. 2014년부터는 전체 진료비 증가폭보다 4대 중증질환 진료비가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 연도별 4대 중증질환 진료비 현황(단위 : 억원, %) >

구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진료비

(증가율)

77,399

(9.3)

82,656

(6.8)

87,505

(5.9)

95,762

(9.4)

105,898

(10.6)

119,773

(13.1)

아울러 임플란트 등 치과 급여 확대, 선택진료 개선 등 보장성 강화정책의 효과로 진료비가 크게 늘었다. 특히, 노인의료비의 경우 임플란트 등 치과 진료비가 전년 2조9400억원 보다 6220억원(21.2%) 증가하는 등 보장성강화에 따른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2015년부터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보 보장 비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건보 전체 진료비가 해마다 8∼9%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건보 보장성 강화정책 시행에 따라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료비를 관리하기 위해 노인의료비 관리, 과도한 의료이용 방지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노인의료비 관리와 요양병원의 과도한 장기입원 방지, 과도한 외래진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편 등으로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유도하는 한편 의료전달체계 개선, 약가 및 치료재료 관리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건보재정 관리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이행 시 포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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