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통합로그인 ‘먹통’…일부 부모는 유료로 접종 ‘분통’

지난 16일 오전 9시 경 한 포털사이트의 질병관리본부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검색 추이. 아침 한때 대규모 접속 유입을 겪은 질병관리본부 통합로그인 사이트는 약 2시간여 동안 정상적인 작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피용 BCG백신 임시 무료예방접종(NIP) 시행 첫날이었던 16일, 현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사전 준비에도 불구 서버 접속 제한과 안내 부족 등 그간 지적됐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16일 경피용 BCG백신 임시무료예방접종이 시작된 첫날, 일선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에서는 질병관리본부 통합로그인 서버가 먹통이 되면서 발길을 돌린 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9시부터 약 두 시간에 걸쳐 서버에 접속되지 않았다”면서 “예방접종 등록을 할 수 없어 발길을 돌린 부모들이 몇 있다”고 밝혔다.

서버 접속 장애는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보건소가 아닌, 동네 근처 접종의료기관을 확인해야 하는데 홈페이지 접속이 잘 안되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는게 이들을 맞은 개원의들의 설명이다.

다행히도 질병관리본부 서버는 11시를 넘어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예방접종사이트에 장애가 생긴 것이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통합로그인시스템이 과부화가 걸려 장애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접종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경피용 BCG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NIP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있다.

NIP는 건강보험에서 청구되는 것이 아닌,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불출받은’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이어서 같은 경피용 BCG백신을 접종하는 경우에도 접종의료기관이 아닌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도 임시예방접종 실시 참여기관이 아닌 곳에서는 유료로 제공되므로, 반드시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를 통해 지정의료기관 및 보건소를 확인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지정의료기관을 안내하는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니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막힌 꼴이 됐다.

일부 의료기관에서의 도덕적 해이도 우려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참여기관이 아닌 곳에서 경피용 BCG백신을 가지고 있는 경우, 대부분은 참여기관이 아니라서 유료로 접종된다는 점을 알리고 있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부모들에게 비싼 돈을 받고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임시무료예방접종 시행 이전에 경피용BCG 백신을 접종한 신생아의 부모가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위탁계약 이전에 의료기관에서 유료접종한 건에 대해서는 접종비용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설득은 질병관리본부도, 보건소도 아닌 일선 의료기관의 몫이다.

이렇듯 임시 NIP 시행에 따른 문제점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 대해 소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한 의료계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이미 피내용BCG 백신과 안전성‧유효성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경피용BCG 백신도 NIP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장은 “예전에 경피용BCG 백신을 한시적으로 NIP에 포함시켰을때와 달라진 점이 없다”면서 “정부는 근본적으로 두 백신 모두 NIP에 포함시켜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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