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이해능력 높이는 사회생태계 주목…지역사회 노인복지서비스체제 마련 등 강조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한 준비되지 않은 노인인구 급증으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실버쇼크’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의 필요성과 실현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국내에서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인보건문제 예방 공동심포지엄 토론회 연자들 모습

대한보건협회(회장 박병주)는 16일 부영태평로 본사 1층 컨벤션홀에서 대한노인회와 노인보건문제 예방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회고령사회의 최대 현안과제인 노인보건문제의 △우울증 △자살 △치매 △호스피스 △완화의료 등 실태를 집중 조명하고 ‘노인들에게 건강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대책을 마련하는 다양한 제안들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먼저 김영선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교수는 건강노화와 존엄한 노화를 위해 건강정보이해능력을 높이는 사회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건강정보이해능력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개인이 의료와 관련된 적절한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리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와 서비스를 제대로 얻고 처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며 “정신적 문제를 인식하고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한 지식 및 신념도 의미하는데 WHO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해 건강정보를 취득하고 아는 차원을 넘어 자신에게 필요한 건강관리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통합적·다차원적 척도로 발전시켜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교수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정보이해능력 수준이 매우 낮고 이는 저소득·농촌지역·여성노인의 경우 더욱 낮았다”며 “건강불평등 감소전략과 동시에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의료비 지출을 관리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방안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철현 서울시 보건협회장은 보건복지부 노인보건복지과 설치와 공중보건학, 노인우울증, 치매예방, 응급처치 등 교과목 개설 및 경로당 활성화와 의료와 복지의 복합제도의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노인의료복지제공 체계개선 등 사회안전망 마련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발표했다.

또한 국내 현실을 감안한 치매국가책임제에 실행모델 필요성도 지적됐다.

선우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신체수발과 가사지원서비스가 집중적으로 필요한 중증치매질환자에게는 필요한 제도인 것은 틀림이 없지만, 경증치매질환환자에게는 요양보험제도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거의 없다”며 “지역사회 노인복지서비스체제의 구축이 필수적인데 현행 대책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해외 선진국의 치매친화적 지역사회 만들기 사업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 발표된 연자들에 주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 전반에서 외현적 가치와 내면적 가치의 통합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지난 3공화국 ‘잘 살아보세’라는 슬로건과 ‘수출목표 100억불, 국민소득 목표 1,000불’ 등 수치화된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오는 동안 순위를 매길 수 없는 가치인 청빈함이나 내적인 평정들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며 “전통적 가치의 재발견을 통한 가치의 통합은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병주 회장 "법 제개정과 정책 수립으로 고령화 두려움 아닌 사회로"

박병주 대한보건협회 회장

한편 박병주 회장은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 속도는 프랑스 115년, 미국 76년, 일본 24년과 비교할 때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늘의 논의를 기점으로 향후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회에서도 더욱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필요한 법의 제개정과 정책의 수립이 이뤄져 고령화가 두려움이 아닌 개인과 사회에 모두 축복이 되는 사회로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장수를 해도 건강하고 여유롭고 활기에 찬 일상을 살면서 행복한 삶을 지속하지 않는다면 오래 사는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며 “인구고령화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여유로운 삶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심화될 것인데 이를 부정적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대 환경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혜를 모으고 해결방안을 모색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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