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전간제 '파이콤파' 가격 日보다 약 60% 낮게 설정

제네릭약 경쟁 속 새 가격정책 모색

일본 에자이가 신흥국가에 출시하는 신약에 새로운 가격을 도입했다.

에자이는 인도에서 출시한 주력제품인 항전간제 '파이콤파'의 가격을 일본보다 60% 가량 낮게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항암제 등 고액의 약물에서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는 예는 많았지만, 일상적으로 복용할 필요가 있는 약물에서 가격을 인하한 예는 드물다. 보험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은 신흥국가 등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격을 설정함에 따라 새로운 수요를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항전간제는 지속적으로 복용할 필요가 있으며 경쟁약에는 특허만료로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약이 많이 있다. 에자이는 보급을 위해 가격대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에자이는 2008년 인도에서 출시한 항전간제 '조네그란'에 대해서도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 가격을 인하하는 이용촉진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파이콤파에 이러한 가격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며 인도로도 확대할지 검토 중이다.

선진국보다 신흥국가에서 낮은 가격을 설정하는 예는 고액의 약물에서 일반화돼 있다. 에자이도 인도에서 유방암 치료제 '하라벤'에 대해 환자의 소득에 따라 8단계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갑상선암 치료제 '렌비마'에도 여러 가격대를 설정하고 있다.

단 신흥국가에서는 보험제도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 등이 신약보급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의 경우는 제네릭약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신약 출시실적이 적은 실정이다.

인도에서는 치료비의 70% 정도를 환자가 본인부담하는 예가 많고 신약 등 최신치료를 받는 층은 전체 인구의 5%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가에서는 경제발전 등에 힘입어 신약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수익을 확보하면서 제네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신약을 신흥국가에 출시하기 위해 새로운 가격정책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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