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 저분자 API 공장 CMO·CDMO에 매각 바람

생물약 생산에는 투자 활발…CMO까지 가세

후지필름의 미국 바이오 시설

최근 들어 세계 제약 업계 가운데 불필요한 시설은 매각하고 생물약 등에 투자를 강화하는 제조시설 개편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J&J는 이번에 유럽 생물약 생산 확대를 위한 아일랜드 공장 확장 프로젝트에 3억5000만달러 투자를 개시하고 2년 뒤 완료되면 200명의 인력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시설을 통해 다발 골수종,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치료제 API의 생산력 증강을 기대했다.

아울러 독일 머크(Merck KGaA)도 이탈리아에서 2022년까지 가동 목표로 다발경화증, 불임, 내분비 등에 새로운 무균 생물 주사제 생산 라인을 짓기 위해 4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와 함께 애브비 역시 싱가포르에서 올 초부터 생산을 시작한 저분자 API 공장에 더해 새로운 생물약 제조 시설을 열었다. 이에 따라 애브비는 총 4억달러 투자해 2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정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와 면밀히 혁신 작업을 할 방침으로 건강 및 바이오메디컬 과학에 40억달러, 선진 제조 및 엔지니어링에 32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사노피도 최신 4가 독감 백신 박시그리프테트라(VaxigripTetra)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2억달러를 투자해 2022년 생산을 계획으로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사노피는 현재 박시그리프테트라를 유럽 20개국에 공급하고 있지만 향후 최대 70개국까지 늘릴 목표다. 특히 사노피는 올해 듀픽센트(Dupixent)와 케브자라(Kevzara) 등 생물약이 허가됨에 따라 향후 3년간 미국, 독일, 프랑스 생물약 제조 네트워크를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사노피의 경우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72%가 생물약으로 이뤄졌다. 또한 사노피는 올 초 스위스 론자의 기존 항체 공장에 추가 건설비 2억8630만달러를 공동 부담하고 2019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시설을 확대해 200명을 더 고용하고 생산도 함께 하기로 제휴를 체결했다.

이밖에 다케다 역시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유럽진출 확대를 위해 아일랜드에 최대 1억유로를 투자해 100명을 고용하는 새로운 제조 시설을 짓는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다케다는 몇 개월 전에도 아일랜드에 경구 다발 골수종 신약 닌라로(Ninlaro) 생산을 위해서 4000만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에서 제조 연구 시설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또한 프랑스에서도 CDMO인 아배라에 비공개 금액을 받고 일부 제품 생산 지속을 조건으로 고형 제제 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한편, 아배라는 비슷하게 GSK로부터 미국 소비자 건강 제품 공장을, 화이자로부터 호스피라의 이탈리아 멸균 주사제 시설을 잇달아 인수했다. 화이자는 호스피라의 또 다른 미국 API 공장을 CDMO인 코덴파마에 매각했다. 로슈도 세계의 저분자 제조 공장을 정리 중인데 최근 스페인의 공장을 스웨덴의 CDMO인 레시팜에 매각하고, 이탈리아의 또 다른 공장은 프랑스 CMO인 델팜에 넘겼다. 대신에 로슈는 궤도를 수정해 스위스에 타깃 및 고성능 제제 생산 공장을 위해 3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이처럼 다국적 제약사들이 앞다퉈 저분자 제제 공장을 CMO 및 CDMO에 넘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론자, 후지필름, 피라말, 노바세프와 같이 자체적으로 고강도 원료의약품(HPAPI)이나 항체약물복합체(ADC) 생산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곳도 많다. 특히 후지필름은 기존의 저분자 판매로부터 돌아 2023년까지 생물 제조 수탁 1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몇 년 전에 9300만달러에 인수한 미국의 시설에 올 초 1억1600만달러를 투자해 세포배양 및 단클론항체 제조시설을 증강시켰다. 뿐만 아니라 최근 영국에서도 생물학 CMO 사업 구축을 위해서 900만달러를 투자한 단클론항체 플랫폼 지원 세포배양처리개발시설을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후지필름은 제약사들이 더욱 더 생물약 개발 및 판매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라인 확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생물 CDMO 사업에서 증가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 더욱 인수 및 제휴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본의 CDMO 아지노모토도 미국에서 생접합 및 복잡한 제제를 생산하는 최신 GMP 생산 시설을 열어 곧 생산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론자 역시 임상단계 제조의 수요 증가에 따라 샤이어로부터 미국의 포유류 세포 제조시설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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