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가능성 보존-고농도 프로게스틴 약물치료…구승엽 교수, ‘임신 원하는 환자에게 희망 될 것’

자궁을 적출해야 하기 때문에 임신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가 세계 최초로 출산에 성공해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팀은 “재발성 초기 자궁내막암 환자의 임신 가능성을 수술 없이 보존하고 고농도 프로게스틴으로 약물치료를 해 7년 만에 체외수정시술 출산에 성공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보통 자궁내막암은 초기라도 자궁적출술을 권유하게 되며 암 진단 후 바로 시험관 아기 시술로 출산하고 수술한 예가 있으나 재발성 암 여성에서 7년이라는 장기간 보존적 치료와 불임시술을 병행해 출산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라는 구승엽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환자는 올해 40세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동반했으며 남편은 무력기형정자증으로 임신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

교수팀은 해당 환자가 내원 했을 당시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지 알기 위해 자궁내시경, 골반경, MRI 검사 등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자궁즌층 침범과 자궁외병변이 없는 초기 자궁내막암임을 확인했다.

아울러 보존적 치료 기간에도 자궁내막조직검사로 병의 진행과 재발이 정기적으로 체크됐다.

이후 자궁내막암은 치료됐고 교수팀은 임신까지 시간 단축과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외수정으로 임신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난소과자극 기간 동안 레트로졸 프로토콜을 사용해 호르몬을 억제했다.

실제 체외수정시술은 과배란 유도를 받기 때문에 난소과자극으로 여성호르몬이 상승해 자궁내막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내막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구승엽 교수는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충실한 진료로 40세에 드디어 아이를 얻어 기뻐하는 부부를 보며 고마움과 큰 보람을 느꼈다”며 “이번 성공적 출산이 임신을 원하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이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기준, 표준화된 보존적 치료 방법, 최적화된 시험관아기 프로토콜과 출산 후 추적관리 프로그램 등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보고는 부인과 내분비학 분야의 국제적인 권위 학술지인 ‘내분비부인학(Gynecologic Endocrin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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