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철 교수팀, 약물 내성 차단 기전 밝혀내…‘PI3K 경로’ 억제제 단일 치료 효과 미미한 이유 찾아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두경부암에서 항암약물의 내성 기전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단초를 마련해 화제다.

연세대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사진 왼쪽)와 제암연구소 윤미란 박사

연세대학교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와 제암연구소 윤미란 박사팀은 “난치성 암 중 하나인 두경암에서 PI3K 경로 억제제의 단일 치료 효과가 미미한 이유를 찾았다”며 27일 이 같이 밝혔다.

두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발병률 6위를 보이는 암으로 국내에서도 매해 3천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표적항암치료제로는 ‘세툭시맙(Cetuximab, 상품명: 얼비툭스 Erbitux)’이 유일하지만 치료 반응율이 10% 내외에 그치고 ‘무진행 생존기간(항암 치료후 새로운 암이 발병하기 전까지 기간)’도 평균 3개월에 머물고 있는 악성 암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 세계 연구진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세포의 생존 및 증식에 중요한 신호전달계인 ‘PI3K 경로’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 난치성 두경부암을 비롯한 여러 함에서 임상연구를 통한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PI3K 억제제의 단일 치료는 미미한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교수팀의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조병철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두경부 암세포 및 실제 두경부암 환자에게서 얻은 암세포를 실험용 쥐에 이식해 두경부 암세포가 ‘PI3K 경로’ 억제제에 어떻게 내성을 획득하고 도리어 성장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두경부 암세포에서는 ‘PI3K 경로’ 억제제 투입시 세포 내의 다른 ‘IL-6/ERK 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되면서 발암세포 유전자로 알려진 ‘Myc유전자’의 발현을 크게 야기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연구진이 ‘IL-6/ERK 신호전달계’의 활성화를 차단하자 기존 ‘PI3K 경로’억제제에 의한 두경부 암세포의 항암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와 관련 조병철 교수는 “난치성 두경부암 치료에 있어 항암약물 내성 획득 기전을 찾아 기존 항암 약물투여와 함께‘IL-6/ERK 신호전달계’의 활성화 차단을 같이 이뤄야 높은 항암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병용치료 전략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적인 항암학술지 ‘Oncogene’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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