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균 교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최근 들어서 정부가 발표한 비급여 진료의 급여화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의료 정책과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장기적인 보건의료 발전계획수립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 향후 5년간 약 3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한 소요 재원은 현재까지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의 활용과 정부지원금의 확대,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 부과 기반 확대, 건강보험 지출의 효율화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단순히 건강보험의 소요 재원에 대한 비용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정부, 의료계 및 국민적 논의를 통해 우리나라 보건의료 문제점을 정확히 직시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보건의료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 저수가-저급여-저부담 구조의 왜곡된 건강보험제도 및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 증가가 대표적이다. 특히 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로 동네의원(1차), 지역 종합병원(2차) 및 대학병원(3차)의 종별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차별성이 크게 다르지 않고, 역할도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혼재된 상태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근본적인 진료 의뢰 및 회송체계를 포함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1차, 2차 및 3차 의료기관 간의 의료전달 체계의 비정상적 구조, 의료 자원의 중복투자(의료 시설, 장비), 인구 고령화에 따른 국민 의료비 상승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방병원제도가 논의 후 도입되어 실시된 바가 있다.

개방병원제도(attending physician, open hospital system)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차 의료기관의 개원 의사(개방의, attending physician)가 독립적으로 개원을 하고 있으면서 입원 또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 체결한 개방병원(open hospital)에 자신의 환자를 입원시켜서 직접 치료를 하고, 개방병원 측에서는 의료시설 및 장비, 인력 등을 제공하여 개원 의사가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관 종별 역할과 기능의 미정립으로 인한 경쟁관계 구도 속에서 대형 종합병원을 선호함에 따른 의료 자원의 과잉 공급으로 인한 낭비를, 의료 자원 공동 이용을 통하여 개선하고, 종합병원의 유휴장비 이용의 극대화를 도모해 보자는 취지로 2001년 시범사업 실시 후 시행되었다.

하지만, 그 참여율과 실적이 미비하여 이후 흐지부지 되고 말았는데, 그 대표적 이유로는 비현실적인 건보수가 문제와 의료사고 발생시 대책 마련 미흡으로 인한 개원의의 참여 저조, 개방병원의 비협조와 국민의 이해와 인식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즉 보건의료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개방 병원을 시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홍보 및 인식이 부족하여 시행하고자 하는 의료기관, 의사 그리고 국민의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한 것이 그 원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개원의들의 개방병원제도 참여로 인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료 수가 개선을 통한 개원의와 개방병원의 참여 확대, 개방병원제도에 대한 지속적으로 홍보 및 교육을 통해 개방병원의 인지도 및 태도를 상승시키는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의지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개방병원제도는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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