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재활학회, 10년 학술활동 총망라 교과서 발간…인지재활의 학문적 근거 및 치료법 상세 기술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공약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치매와 인지장애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인지재활의 모든 것이 총망라 된 책자가 발간됐다.

'치매와 인지재활' 교과서를 발간한 대한뇌신경재활학회 정한영 회장, 김연희 전 회장, 김덕용 이사장. (사진 왼쪽부터)

대한뇌신경재활의학회(회장 정한영)는 지난 16일 세브란스병원 본관 6층 은명대강당에서 ‘치매와 인지재활 출판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 앞서 정한영 회장(인하의대)과 김덕용 이사장(연세의대), 김연희 저자대표(성균관의대) 등 학회 관계자들은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교과서 발간의 목적과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정한영 회장의 설명에 의하면 해당 책자는 인지재활의 학문적 근거를 제시하고 평가 및 치료기술에 대한 상세한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발간됐다.

정한영 회장은 “치매와 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질적으로 인지기능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적 기술은 아직 부족한 시점”이라며 “인지재활의 중요성이 다소 간과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치매는 재활을 포함한 포괄적인 접근이 중요해 정부의 정책에 인지재활이 반드시 강조돼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65세 이상인 인구는 전체의 13.8%에 달하며 이에 따라 치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69만명에서 오는 2030년에는 전체 노인의 10%인 12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정 회장의 설명이다.

치매와 인지재활 책자 표지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 10명 중 3명이 치매 또는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추정되고 있다”며 “비약물적 치료방법인 인지재활이 효과가 높다는 근거는 이미 알려져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그 연구와 활용이 활발하다”고 언급했다.

즉, 치매는 단순히 인지 장애만을 일으키는 병이 아니라 점차 진행되면서 운동 장애, 연하 장애, 배변 및 배뇨 문제, 감정 문제 등 여러 장애를 일으키게 되므로 단순히 약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포괄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반면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아래 시설을 늘리고 환자를 관리하는 것에만 중점을 둬 약물치료 및 재활치료를 포함한 포괄적 치료의 정책 추진은 미흡하다는 평이다.

김덕용 이사장은 “중증도 이상의 치매환자들에게는 재활치료의 효과가 적을 수도 있으나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은 효과가 무척 높다”며 “반드시 약물치료와 인지재활, 운동요법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결국 인지재활 인프라가 가직 충분히 확립되지 못해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많은 환자들이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알리고자 학회가 책자 발간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학회가 2007년 창립 이후 연구하고 연마한 뇌졸중, 치매, 외상성 뇌손상, 퇴행성 뇌질환 등의 최신 재활치료에 대한 모든 것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이번 교과서 발간을 계기로 치매와 인지재활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관련 학과 학생들을 전문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저자대표인 김연희 전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증가하는 인지재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인지재활 전문가과정을 개설했고 매년 70명 이상의 수료자를 배출해 왔다”며 “2017년 현재 제 8차 치매 및 인지재활 전문가과정이 개최돼 총 676명의 전문가가 배출되는 등 인지재활의 임상적 활용 뿐 아니라 학문적 연구를 위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좀 더 많은 환자들이 어느 병원에서나 인지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가 개선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16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린 출판 기념 케익 커팅식 장면.

그는 “현재 인지재활 수가가 비급여로 되어 있고 대형 병원 중심으로 인지재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데 환자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손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급여화 및 저변 확대가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교과서는 ‘치매와 인지재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임사 전문의, 임상심리사, 임지치료사, 간호사 등의 전문가가 집필진으로 참여해 치매 및 인지재활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부터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기법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