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고, 올해 8월 중순 우리나라가 비준하고, 바이오 원료 최대 수입국가인 중국이 내년부터 생물자원 로열티를 요구할 태세다.

바야흐로 바이오(생물) 전쟁이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이정윤 편집부국장

바이오전쟁을 촉발한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산한 제품의 이익을 해당 생물을 보유한 나라 또는 기업과 나눠 갖도록 한 국제협약이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의 규모는 대략 7조5000억원에 이르고, 나고야의정서에 저촉되는 수입규모는 3000억-5000억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지금도 적잖은 규모일 뿐만 아니라 바이오시대가 탄력을 받을수록 그 덩치는 더 커질 것 이라는 예측이 많다.

무엇보다 당장 우리를 옥죄는 것은 중국의 움직임이다.

중국은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 우리 바이오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해외 유전자원의 49.2%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나고야의정서 움직임은 금방 국내 업계에 파급된다.

그런 중국이 내년부터 나고야의정서 관련 조례안을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산 천연물 원료에 최대 10%(최소 0.5%)의 로열티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천연물 원료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에 주는 이익공유 로열티와는 별개다.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우리 업체가 보유한 생물자원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나 대한민국 업체가 바이오 제품을 생산할 생물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개발할수록 수익은 늘어날 수 있다.

동아제약이 나팔꽃씨와 현호색의 덩이줄기 등 우리 식물을 이용해 개발한 소화제(모티리톤, Motilitone)가 대표적 사례다.

이 천연물 신약은 중국에 연간 지급하는 60억원을 절감한다.

뽕나무에서 개발해 동성쉴드치약으로 명명된 충치예방 소재는 핀란드에 연간 지출되는 200억원을 대체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 산돌배나무 잎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 가려움증을 잡아내는 효과가 있어 의약품 개발로 이어갈 계획이다.

과거에도, 현재도 수많은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이 생물에 기반을 두고 개발돼 왔으며 미래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우리의 바이오의약품업계의 성장이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2조원을 달성했으며 수출만도 1조원(10억6397만 달러)을 넘겼다.

2015년 대비 생산규모는 16.7%가 늘었고, 수출은 31.5% 증가해 급성장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시간을 넓혀 최근 5년간 수출을 보면 29.8%의 고속성장이다.

생물자원이 곧 돈인 시대가 도래했다.

문제는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바이오업계 인식이 낮다는데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에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이 66.7%에 지나지 않았다.

나고야의정서가 바이오업계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할 때 66.7%의 인식도는 낮다는 평가다.

미래 산업인 바이오산업이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전쟁이 시작됐다는 엄중한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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