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축 봉헌식…감염 예방과 고질적 과밀화 해소 위한 시설 및 시스템 장착
면적 2배 이상 확장 …응급 상황 한눈에 확인 가능 특징

세브란스병원이 응급실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각형 응급실’이라는 새 옷을 입고 감염 예방과 과밀화 해소를 목표로 새 출발을 시작한다.

세브란스병원은 12일 오후 2시 병원 라운지에서 ‘응급진료센터 증축 봉헌식 및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대내·외로 알렸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세브란스 응급의료센터 전경, 발열감지시스템, 접수장소, 접수대기공간.

병원 측의 설명에 의하면 ‘사각형 응급실’은 의료진이 사각형 안쪽에 배치돼 환자 진료 구역과 처치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또한 규모면에서 약 2.2배 이상 확장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라는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이다.

실제 새로운 응급실은 기존 1520㎡(약 460평)에서 3300㎡(약 1000평)로 2.2배 확장된 전용면적을 보유했으며 더욱 강화된 감염방지 대책과 과밀화 해소 시스템을 갖춰 응급질환자들이 24시간 언제라도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는 준비태세를 마련했다.

박인철 응급진료센터 소장은 “1년 동안의 치밀한 사전 검토와 구상에 이은 11개월간의 단계적 공사를 통해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전문 응급진료 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제중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133년간 이어온 ‘감염환자의 철저한 관리’라는 전통을 계승하고 보다 수월한 응급진료 시스템을 가동해 과밀화를 해소하는 것이 이번 확장공사의 두 가지 핵심과제였다”고 강조했다.

■ 감염예방을 위한 ‘4대 안전망’ 마련으로 원내 감염률 제로(zero)에 도전

박인철 소장의 설명처럼 세브란스병원은 133년 동안 한 결 같이 원내 감염환자 관리라는 전통을 이어왔으며 이는 응급진료센터 확장공사에서도 핵심고려사항으로 반영됐다.

새로운 응급진료센터의 감염예방 노력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드나드는 출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응급진료센터 도착이후 경과시간과 담당 의료진 정보 및 현재 진행사항 모니터, 의료진이 대형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의료진이 상황 모니터로 응급실 전체 상황을 확인하는 모습, 응급진료센터 내부 모습.

3개 주출입구(도보 거동 환자용, 구급차 이동 환자용, 발열 또는 감염환자용)에는 발열환자 출입을 감시하는 시스템과 외부의 오염원이 실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음압공조 시스템이 설치됐다.

폐쇄회로 카메라와 발열감지 카메라는 출입문 개폐장치와 연동시킴으로써 발열환자의 출입의 원천 봉쇄를 꾀한다.

특히 도보를 이용한 환자 출입구역에는 2중 차단 출입문을 설치됐으며 열감지 시스템으로 감염의심 환자를 발견했을 경우 진료공간으로 진입하는 출입문이 자동 폐쇄되는 시스템이다.

이후 응급진료센터 안내요원이 출입문에 다가가 감염의심 환자에게 해외여행 경험 유무 등 감염징후 사안을 문의하고 감염의심 환자에 해당되는 경우라면 별도의 발열 또는 감염환자용 출입구로 유도하게 된다.

응급진료센터 내부의 진료 및 처치 공간은 감염환자에 의한 감염매개물질이 외부로 확산되지 않는 공조시스템을 갖췄다.

이는 기존 천장에서 이뤄지던 양압 공조시스템은 감염매개물질이 동일 구역 내에서는 쉽게 퍼질 가능성이 존재한 바, 천장에서 벽을 따라 직하향하는 선형(linear) 내부 순환 공조 방식으로 이 같은 단점을 차단 한 것.

아울러 격벽 차단 시설 또한 대량 감염사태 발생 시 감염환자 공간과 일반환자 공간을 완벽히 분리함으로써 감염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해 응급진료센터 구역 곳곳을 탄력적으로 폐쇄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환자들이 치료 받는 침상 사이의 간격도 국가 권고 규정인 1.5m를 넘어서는 2.5m(1인실 침상 사이), 5m(인실 침상 사이)로 유격해 감염을 예방 하게끔 설계됐다.

■ 극심한 혼잡도 해소를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의 집합체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확장의 또 다른 핵심과제였던 고질적인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첫 번째로 전문간호사가 실시하는 내원 환자분류(트리아제, triage)제도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 내부 모습. 내부구조는 응급의료진 상주구역이 동서남북 ‘ㅁ(미음)’자 형태로 배치된 가운데 그 바깥에 환자진료구역과 처치실 등이 둘러싸고 있다.

이로 인해 2곳으로 증설 된 환자분류 접수대에서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체계(KTAS : 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를 준수해 응급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1등급에서부터 5등급으로 평가하고 1~3등급으로 판정 받은 중증환자는 연령 별로 모두 52병상으로 구성된 성인응급 구역과 소아응급구역으로 나뉘어 분산된다.

먼저 격리실을 포함해 도합 8개의 침상이 마련된 소아중환구역 핑크존(Pink Zone)이다.

핑크존은 환아와 보호자가 함께 앉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총 20세트의 치료유닛이 설치돼 동시에 4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기존 소아중환구역보다 70%의 공간 확장을 이뤘다.

오렌지존(Orange Zone)은 내부의 중환공간까지 들어와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환자들의 공간으로 수액치료가 필요 없으며 앉아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대상이다. 이곳에는 접수 및 대기공간도 포함된다.

블루존(Blue Zone)으로 불리는 성인중환구역은 또다시 세 구역(A·B·C)으로 나뉘어졌는데 모두 격벽이 설치돼 감염예방이 기본적으로 이뤄지며 환자들이 개인모니터가 설치된 침상 및 의자에 앉아 수액치료를 받도록 구성됐다.

아울러 특수구역에는 국가기준에 부합하는 음압병실 2병상이 마련됐으며 모두 전실을 갖추고 있다.

박인철 소장은 “환자 치료 공간의 분리는 환자들에게 프라이버시와 안전성 및 편의성을 제공해 환경심리행태면에서 긍정적인 준다”며 “의료진은 방사형 평면공간에서 근무하면서 환자 관찰을 위한 시야확보가 용이하고 치료를 위한 동선이 짧아지는 이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어 “전용 병동도 마련돼 응급실 과밀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새로이 25개 병상이 지상 2층에 자리 잡았으며 환자의 동의를 얻어 최대 48시간까지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 신속·정확한 진료시스템 완비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도모

세브란스병원은 응급환자의 신속한 진단을 위한 센터 내 자체 검사장비 확충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 ‘CT 촬영실’에 더해 ‘ANGIO 촬영실’을 내부에 확보함으로써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처럼 초응급 상황을 맞이한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수월성을 갖게 된 것.
환자와 보호자들이 4단계로 구분된 전자 현황판을 통해 예정된 진료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으며 전자현황판은 의료진이 환자의 검사와 진료 단계를 파악하는데도 도움을 준다는 세브란스병원의 설명이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응급실 내부 구조, 격벽시스템, 소생구역과 중증외상구역이 별도로 설치된 모습, 응급단기병동.

또한 5명의 간호 인력이 24시간 활동하게 될 ‘전원전담코디네이터 제도’는 타 의료기관에서부터의 이송을 조정하고 원내 각 임상과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지속해 신속한 진료흐름이 이어지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박인철 소장은 “지금까지 아쉬움으로 남았던 응급진료센터의 문제점들을 일거에 개선했다”며 “확장에 의한 업그레이드 효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겠다”고 전했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은 향후 전원조정센터를 설치해 원내 인적·물적 자원과 시설자원(수술실, ICU)의 효율적 관리와 체계적인 응급환자 관리가 이뤄지는 컨트롤 타워로 육성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박 소장은 끝으로 “지역 내 소방서 소속 구급요원들의 정기적 교육도 강화해 진정한 응급의료센터의 역할을 100% 수행할 예정”이라며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내 감염예방과 과밀화 해소를 위한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의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증축 봉헌식에는 연세대 김용학 총장, 연세의료원 윤도흠 의료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 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 응급의학회 백광제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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