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수술환자 80%이상 임신-출산 성공…로봇수술, 개복수준 효과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자궁근종센터장, 최소침습및로봇수술센터장)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노산으로 인해 여성의 임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이에 따라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궁근종에 대한 수술법도 바뀌고 있다.

임신을 원하지 않거나 근종이 다발성인 경우 자궁절제술을 시행해 왔지만 특이사항이 없는 한 난소를 남겨두는 것이 요즘 경향이다.

자궁절제술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자궁근종 절제술이다.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보존한 상태에서 근종만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임신 등의 이유로 자궁 적출을 원하지 않는 여성을 위한 표준 치료 방법으로 권장되고 있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은 자궁근종 절제술을 통해 여성들의 자궁을 보존을 위해 애쓰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를 만나 과거 절개부터 복강경, 로봇수술까지 술기와 장비의 발전에 대해 들어봤다.

김 교수는 2009년 4월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자궁근종 절제술을 첫 시술한 이래 8년 만에 단독으로 500례 실적을 달성한 권위자로 지난 2010년 환자 맞춤형 자궁근종 센터를 국내 대학병원에서 최초로 개소해 현재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미란 교수가 자궁근종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자궁근종은 여성에게서 흔하게 발행하는 양성종양으로 30~40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35세 이상의 여성 중 약 20% 정도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우리나라 결혼 정년기와 출산이 늦어지고, 자궁근종 발생 연령대와 맞물림에 따라 근종과 임신에 대한 관계가 그만큼 깊어지고,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

“예전에 근종 수술은 대부분 개복 수술을 했어요. 이후 복강경에서 로봇수술까지 술기와 장비의 발전으로 여성들의 자궁을 보존할 수 있는 기전이 마련된 것이 사실이예요. 물론 근종의 크기나 개수에 따라 예후가 다르지만 근종 환자들이 자궁을 지키고 임신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자궁근종은 흔히 체부에 발생하지만 드물게는 경관, 자궁인대 또는 자궁경부(5%미만)에도 생긴다. 대게 병변은 다발성이고 고립성이며, 크기는 현미경적 크기에서부터 매우 큰 거대종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유형에 따른 빈도를 살펴보면 근층 내 근종(80%), 장막하 근종(15%), 점막 하 근종(5%)의 순서로 빈발한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자궁근종 대부분 가임 연령 동안에 생겨나 임신기간에 커지고 폐경 이후에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근종 절제술은 크게 개복수술 및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등으로 진행되며, 근종의 크기, 개수 및 위치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여성의 생식능력 보존을 위한 자궁근종전문 치료센터를 통해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자궁근종 맞춤치료, 생식내분비학팀, 부인종양학팀, 영상의학과, 중재방사선과, 혈액내과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으로 국내 최고의 자궁근종센터로 자리매김했다.

“근종 다발성으로 10개 이상부터 최대 72개가 있던 환자도 있어요 물론 유착이 심한 등은 경우 복강경과 로봇수술로 힘들어 개복을 하는 경우도 있는 상황이죠. 미혼 여성이 배가 불러서 온적이 있는데 9kg짜리 근종 때문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자궁 적출이 아니 자궁보존 수술로서 가임력을 최대화하고, 다학제적인 접근으로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근종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어요.”

특히 김 교수는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기본적으로 복강경으로 할 수 없는, 개복수술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손꼽았다.

기존의 개복수술 방식은 복부 아래쪽을 크게 절개해야 하는 반면, 복강경 근종 절제술은 최소 절개로 치료가 가능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복강경 근종 절제술은 근종이 크거나 수가 많을 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을 때는 적합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로봇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절개 부위와 수술 흉터를 최소화하고, 환자가 일상 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로봇 자궁근종 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시야 확보와 수술 도구의 움직임 확보에 유리한 로봇수술은 환자들에게 수술 경과와 회복 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한다고 밝혀진 바 있다.

김미란 교수

“복강경의 경우 기구의 움직임이 한계가 있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접근이 어렵거나 자유롭게 봉합이 어려운 경우 때문이죠. 하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시야가 넓고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장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복강경으로 근종 절제가 어려운 경우나 빠른 회복을 원하는 환자의 경우 로봇수술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이와 같은 장점 때문에 로봇 수술은 이제 보편적인 자궁근종 절제술의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2016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다빈치 로봇수술 2000례를 돌파하며 밝힌 로봇수술 건수에서도 산부인과 자궁근종이 27.9%로 1위를 차지했다.

김미란 교수는 자궁근종 수술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여성의 자궁은 보존하고 임신의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을 이용한 정밀 수술은 임신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궁보존과 임신성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환자에서 근종이 큰 경우 임신을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거대근종도 수술 후 70%는 임신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특히 자궁근종을 제거했던 환자 중 80%는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죠.

이에 따라 미혼여성이라도 정기 검진은 받아 자궁근종의 진단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자궁근종의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각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으로 적절한 시기에 처치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편 김 교수는 이같이 여성들이 자궁을 보존하고 안심하고 임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저는 자궁 디자이너예요(웃음). 로봇수술을 이용해 자궁근종을 제거하고 봉합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여성들이 임신이 가능하도록 자궁을 디자인하죠.

자궁근종 절제술을 받는 환자 대다수는 아기를 낳아야 하기 때문에 자궁 기능을 최대한 살려야한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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