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린들리 박사 “BCM 활용 없는 투석 환자 관리 상상할 수 없어”

신부전과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어 몸에서 충분히 수분을 제거하지 못한다. 이에 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체액이 많이 축적될 수 있으므로 투석을 통해 과잉수분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만약 예상했던 것보다 과수분 상태가 더 심각하거나 투석을 통해 제대로 제거하지 못해서 환자가 늘 과수분 상태에 놓여있다면, 고혈압·부종·심장비대 등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 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투석을 통해 환자의 몸에서 과하게 수분을 제거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 저혈압과 저림 현상 등을 환자가 호소하면 투석시간에서 원인을 찾았는데 BCM(Body Composition Monitor)을 활용하면서 부터 과도한 수분 제거라는 명확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기술 발전으로 임상 현장에서 알고 있던 개념에 의학적 유용성이 높아진 것이다.

영국 세인트 제임스 대학병원 신장 의약품 및 의학물리학부 엘리자베스 린들리 박사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구해온 BIS 측정법에 대해 한국의 의료진들과 최신 의료 지견과 의견을 공유하는 미팅에 참석하고자 내한한 영국 세인트 제임스 대학병원 신장 의약품 및 의학물리학부 엘리자베스 린들리 박사는 기자와 만나 세계적으로 투석 환자의 개인맞춤화 치료가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과수분과 탈수상태를 BCM 검사를 통해 방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투석 센터에서 BCM을 도입한 이후 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를 돌볼 때 개선점이 있었고 환자와 의료진 간의 관계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며 “객관적 수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환자에게 어떤 근거를 기반으로 치료가 필요한 지에 대해 뒷받침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체수분량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이 감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가 개발한 BCM은 투석과 임상적인 관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체수분과 체성분 상태 측정에 있어 유효성이 입증된 장비로 콩팥병 환자의 치료를 향상시키는데 필수적이고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를 2분 안에 제공하며, Modality(혈액투석 혹은 복막투석)와 관계없이 모든 단계의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

여기서 주목받는 개념이 BIS(생체 임피던스 분광기술)이다. 생체 내에 전류를 흘려주고 저항값을 이용해 얻고자 하는 값을 얻는 모든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로 BCM은 BIS를 활용해, 총 체수분과 세포 외 수분의 전기적 저항을 측정하기 위해 5kHz부터 1,000kHz까지 50개의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투석 환자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엘리자베스 린들리 박사는 “투석 환자가 과수분 상태나 예기치 못했던 탈수로 인해 오는 추가적인 급성 신장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며 “더불어 신장 기능이 회복되는 부분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환자들의 잔여 신기능이 얼마나 보존됐는지 일상적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BCM은 잔여신기능이 남아있는 환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줬는데, 환자의 신장 기능이 장기간 유지된다는 것은 신장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는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장 기능이 소실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BCM을 통해서 수분관리를 최적화하여 최대한 정상 수분 상태에 가깝게 유지시키면 혈압 관리·증상 개선이 간단해지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며 “BCM 통해서 투석 환자의 수분 관리 방법을 결정하고 적정 범위가 잘 유지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기능이 개선되면 투석을 중단할 수 있는데 치료 시작과 중단 타이밍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환자 관리가 용이해진 것이다. 엘리자베스 린들리 박사는 “투석 환자의 수분, 체성분을 측정하기 위한 가장 민감도가 높은 장비가 BCM으로 BCM 없이 투석 환자를 관리하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객관적 데이터 제시,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 증진 효과도

한편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다수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린들리 박사는 “환자 입장에서 받을 큰 임상적인 혜택은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투석 환자들은 과수분, 투석량 수치와 관계없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의료진이 환자에게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게 되면서 본인이 받는 치료법에 대해서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되어 커뮤니케이션이 증진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삶의 질 측면에서 BCM을 사용함으로써 투석환자들의 수분 상태를 정상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게 됐고, 투석이 끝난 후 저조해질 수 있는 컨디션을 개선시켰다는 점도 주지시켰다.

그는 “현재 8개 센터에서 500여명의 환자를 치료하는데 처음에는 BCM이 2개에 불과해 전체 환자를 검사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환자들이 직접 모금 운동을 하여 나머지 6개 센터에도 BCM을 구비할 수 있었다. 이 사례만 봐도 BCM 사용으로 인해 환자 스스로가 삶의 질 향상을 얼마나 체감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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