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활용하면 금연성공률 높인다

의학신문사-대한가정의학회 공동 학술기획

일차진료 현장에 진료·치료 최신지견 - 6

금연 시도자 인근 병의원 잘 활용하면 비용효과적
니코틴 대체요법 - 부프로피온 - 바레니클린 치료 권장

백유진 교수
한림의대 가정의학교실

흡연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의 주요 발생 원인으로 조기사망의 위험요인이다. 하지만 흡연자가 금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니코틴 의존성으로 자발적인 금연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차의료인과 상담한 후 약물치료를 활용하면 금연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 방법은 금연전문 간호사가 여러 번 집중상담을 하는 것과 성공률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금연을 시도하는 환자들은 인근 병의원을 잘 활용하는 것이 비용 효과적이다. 근거가 확립된 금연치료제로는 니코틴 대체요법, 부프로피온 서방정, 바레니클린을 들 수 있다.

■ 니코틴 대체요법= 니코틴 대체요법은 니코틴 패치, 니코틴 정제(혹은 사탕 형태), 니코틴 껌을 단독 혹은 병용하는 것으로 6개월 금연성공률은 대략 위약에 비해 1.8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니코틴 패치에 껌이나 정제를 병용하는 형태가 단독제형보다는 성공률이 높다. 보통 8~12주 가량 사용하도록 권고하는데, 금단증상이 심한 초기 4주 동안에는 충분한 양의 니코틴을 보충하고, 이후 점차 양을 줄여나가면 된다.

니코틴 패치는 서서히 흡수되는 형태이므로 안정적인 니코틴을 체내에 공급한다는 이점이 있으나, 급성기 갈망이나 금단증상에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경우 니코틴 껌이나 정제가 패치에 비해 체내 흡수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급성기 대처에 유용하다.

최근 구강스프레이 형태의 니코틴 흡수제가 도입될 예정이므로, 임상에서 곧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강 스프레이는 껌이나 정제보다 체내 흡수가 더욱 빠르고 사용하기도 간편한 장점이 있다. 니코틴 패치를 사용할 때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 16시간 형 니코틴 패치로 처방하면 수명장애를 줄일 수 있다.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가슴답답함이나 심계항진을 호소할 수 있으나 심각한 심장질환의 발생가능성은 거의 없다. 급성기 심근경색이나 불안정성 협심증, 심한 부정맥, 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아니라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부프로피온 서방정= 부프로피온 서방정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성을 가진 항우울제로 개발되었으나 금연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있으며, 위약에 비해 교차비 1.7 정도의 금연효과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이 약제의 금연효과는 우울증 치료기전과는 무관하다.

금연 이후의 체중증가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금연 후 체중증가를 우려하는 여성, 특히 우울과 동반된 경우 적응증이 된다. 1000명 중에 1명꼴로 경련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경련의 과거력이나 식사장애 등의 신경정신과적 병력을 꼭 청취해야 한다. 금연예정일 1주전부터 하루 한 알(150㎎)을 6일간 오전에 투여한 후 다음 날부터 150㎎을 하루 두 번 투여한다. 약을 투여한 후 적어도 8시간이 지난 후에 다음 번 약을 투여하여야 한다. 경련과는 용량의존적 관계가 있으므로 정해진 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최근에 시행된 연구들에서는 하루 150mg을 사용하여도 하루 300mg의 용량과 유사한 금연성공률을 보였으며, 부작용은 더 적었다. 따라서 부작용이 예상되는 경우 하루 한 알 용법도 경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복용자는 불면증이나 구강건조의 부작용을 호소할 수 있다.

■ 바레니클린=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작용하여 부분적인 항진 및 억제효과를 통해 금연효과를 나타낸다. 단독제형으로서는 가장 효과가 크다<표 참조>.

금연개시일을 정하고 예정일 1주전부터 0.5㎎ 알약을 오전에 3일간 복용, 이후 4일간 0.5㎎ 하루 두 번으로 용량조정기를 거쳐 금연개시일부터 1㎎ 알약을 하루 두 번 복용한다. 최소 12주간 복용하며, 24주까지 연장할 수도 있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메스꺼움, 수면장애, 변비, 헛배 부름 등이며, 이상야릇한 꿈, 두통 등이 보고되었다.

바레니클린은 시판 후 조사에서 기분과 행동의 변화, 자살충동 유발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일부에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8천여 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EAGLES Study(2016)에서는 정신분열병, 양극성 정동장애, 주요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병력이 있었던 경우라도 부프로피온이나 NRT 에 비해 정신과적 부작용이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그렇더라도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의 기분변화와 행동변화를 주의깊게 모니터해야한다.

한편, 2015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바레니클린이 알코올에 대한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음주자에서 알코올에 대한 내성을 감소시켜 쉽게 취하고, 비정상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건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바레니클린 복용자는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권고된다.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신장 기능이 떨어진 흡연자(GFR < 30㎖/분)는 절반용량에서 시작하도록 한다.

■ 병용요법= 단독약물로 금연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없는 경우 병용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연약물의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지 않고, 1차 약제들 간의 선택에 대한 잘 고안된 알고리듬은 없다. 현재까지 니코틴패치와 니코틴 껌의 병용은 단일 니코틴 대체요법에 비해 더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위약대비 교차비 2.7). 금연의 의지는 있으나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 여러가지 방법으로 금연에 실패한 경우 병용요법을 처음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니코틴 패치에 부프로피온 서방정을 병용하는 경우 패치 단독사용에 비해 교차비는 1.2 정도이며, 통계적 유의성은 없으나 단독요법의 효과가 부족한 일부 환자에서 사용해 볼 수 있다. 두 약물 모두 수면장애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는지 경과관찰이 필요하다. 바레니클린과 니코틴 대체제의 병용요법도 일부 시도되고 있으나 역시 구토 등의 부작용이 증가하였고, 효과는 불분명하였다.

■ 약물요법의 변형사용= 표준적 용법 외에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혹은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약물용량을 조정하거나 복용기간을 늘이기도 한다. 2016년도 코크란 리뷰에 따르면 저용량 바레니클린을 복용한 경우 위약에 비해 1년 뒤 금연성공률이 상대위험도 2.29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저용량 바레니클린 용법은 12주 동안 0.5㎎을 하루 두 번 복용하거나, 0.5㎎에서 2.0㎎ 용량을 하루 중에 자율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1㎎을 하루 한번 만 복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표준용법과 비교할 때 성공률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을 초과한 고용량 요법의 경우 표준용법과 금연성공률 차이는 없는 반면, 피로감, 식욕저하, 구역, 구토 등의 부작용 사례는 많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금연목표일을 바레니클린 복용 후 8~35일 사이에 자유롭게 정하도록 한 경우 금연성공률이 높다는 연구도 있으며, 금연목표일을 바레니클린 복용 후 12주째로 정하고 흡연양을 체계적으로 감량하도록 하고 이후 12주를 추가로 복용토록 한 경우 금연성공률이 훨씬 높다고 보고된 바도 있다. 이 방법은 즉각 금연을 어려워하는 흡연자에서 점진적 금연방법의 하나로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12주 동안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금연유지를 어려워하는 환자에서는 12주 이상의 장기적인 복용법도 적용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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