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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돈’이다.

‘문재인 케어’가 발표된 뒤 개원 의사들을 중심으로 의료계의 불안과 반발심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에 발표된 보장성강화 대책은 정부의 정책의지나 국민적 여론, 당위성 등을 고려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본질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의사협회도 이를 ‘시대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정책’으로 보고, 앞으로 의‧정 협상에서 회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적정수가’ 확보를 전제로 ‘수용’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정부도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특별한 불이익은 없을 것’ 이라고 했으니 협의가 잘되면 국민들은 적은 비용으로 병을 고칠 수 있고, 의사들도 보람을 느끼며 환자진료에 열과 성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가.

문제는 ‘돈’ 이다. ‘곳간’을 그대로 둔 채 환자는 물론 의사와 병원에도 ‘줄 만큼 줄 수 있을지’가 요체다. 정부는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정작 보장에 필요한 적정한 재원에 대해서는 확실한 담보를 내놓지 않았다. 밝힌 것이라곤 건보재정 누적 흑자 분을 몇 년간 풀어서 쓰고, 국고지원금을 법정한도로 늘리며, 연간 2~3%수준의 보험료 인상안이 고작이다. 문외한이 주먹구구로 계산해도 정부가 제시한 보장성강화 대책과 재원조달 방식이 이치에 맞는지 의문이다.

지난 정부 때의 분석이었지만 건보재정은 현재의 급여체계를 유지해도 20조 남짓한 흑자 분은 5년 내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했었다. 여기에다 국고지원금을 법정한도로 늘려봐야 추가할 수 있는 재원이 한해 1조원 안팎이란 분석이다. 보험료 인상안 역시 과거 연평균 인상수준에 지나지 않아 순수한 재정확충과 특별히 연관성을 지을 수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게 전부라면 문재인 케어의 지속 가능한 수명은 길게 보아 5년’이라고 한다. 이런 마당에 ‘비급여의 급여화’를 전제로 진찰료 등 일부 수가나 가산료 등을 조금 올려 받는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우리의 건강보험제도는 ‘저부담-저보장-저수가’라는 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근본적으로 돈이 없어서 보장을 못했고, 수가도 올리지 못했는데 문재인 케어에서도 ‘돈’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없다.

그래도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제도시행 초기에는 의료계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 줄지 모른다. 그러나 근본이 바뀌지 않는데 적당히 수가를 더 받거나 우려하는 신포괄수가제 등에 대한 약속을 해준다한들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까. 결국 재정이 바닥나면 그 때 가서는 불가피하게 진료행위를 통제하거나 수가의 축소나 삭감 등 기존에 써 먹던 규제시책이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갈수록 돈을 댈 사람은 없고, 쓸 사람은 많은데 걱정이다.

그러나 이미 닻은 올려졌다. 국민적 기대를 보아서도 ‘문제인 케어’가 제대로 굴러가도록 가능한 수단을 강구해야 된다. 그 일차적 과제는 뭐니 뭐니 해도 ‘적정부담-적정급여’가 가능토록 합당한 재정확보방안을 세우는 일이다. 이 기회에 국민들에게 보장에 상응하는 부담의식을 일깨워야겠고, 서민들에게 보험료를 올리라는 말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면 세금이라도 투입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보장성 확대로 민간보험에서 줄어들 의료비나 보험료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끌어 올 수 있는 기전을 찾는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야 된다고 본다.

그 뒤 수가체계를 합리화하고, 큰 병원만 북새통을 이루는 일이 없도록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며, 의료의 질과 밀접한 포괄수가제 등 각론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본다. 그 길이 정부로서는 정책목표를 제대로 살리는 방안이고, 의료계 또한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확보해 나가는 방안이 될 것이다.

                                                                 안병정(편집주간)

안병정 기자  bjahn@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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