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위암 진행속도와 사망까지 기간 연구…‘노인은 암이 늦게 자란다’ 근거 없어

위암 진단 후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34개월 만에 진행위암으로 악화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으로부터 발표돼 주목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이혁준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이혁준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위암 진행속도와 사망에 걸리는 기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교수팀은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위암으로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10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들은 5개월 이상 수술과 같은 적극적 암 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로 치료 거부는 합병증, 치료걱정, 대체요법, 경제적문제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조기위암 환자가 진행위암으로 악화되는데 34개월이 걸렸으며 세부 병기별로는 △1기에서 2기: 34개월 △2기에서 3기: 34개월 △3기에서 4기: 2개월이 소요됐다.

특히 초기 위암의 크기가 2배로 커지는 기간은 1년이 소요됐다.

또한 사망 시까지 암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72명은 평균적으로 △1기: 63개월 △2기: 25개월 △3기: 13개월 △4기: 10개월 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일반적 위암 완치율이 1기에서 90%(2기: 75%, 3기:45%)에 달하고 4기에서도 치료시 평균 생존기간이 1년 6개월이 넘는다는 점을 살펴볼 때 초기 위암에서 적극적 치료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였다는 교수팀의 설명이다.

아울러 암 진행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분석한 결과, 나이와 성별 그리고 암의 분화도는 암 진행 속도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체 대상자 평균 나이는 67세였고 이 중 75세 이상 고령 환자와 74세 이하 환자를 비교해 보니 위암 진행속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며 “흔히 말하는 ‘노인은 암이 느리게 자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혁준 교수는 “위암은 갑상선암과 다르게 아무리 초기라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5년 내외로 사망한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라며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만이 위암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세계위암학회에서 우수 연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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