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약제 선택·순응도 유지’ 혈압관리 핵심

의학신문사-대한가정의학회 공동 학술기획

일차진료 현장에 진료·치료 최신지견 - 4

유병연 교수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은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30세 이상에서 남자 32.7%, 여자 29.1%를 나타내었고, 남녀 모두 60세 이상에서는 50%를 넘었다.

그 동안 많은 연구들에서 고혈압은 여러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61개 연구를 분석한 연구 결과 수축기혈압 2mmHg를 낮추면 허혈성심질환 및 다른 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7% 감소되고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10%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10:360;1903-13).

2015년까지 시행된 123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축기혈압을 10mmHg 감소시킬 때 주요심혈관사건,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각각 20%, 17%, 27%, 29%, 1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축기혈압은 13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였다(Lancet. 2016:387;957-67).

우리나라도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한국인 대상 코호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약 4만여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은 군보다 치료 당시 받았던 군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은 51% 낮았고, 추적관찰 동안에 치료 받았던 군은 59% 낮았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위험은 치료 받지 않은 군에 비해 등록 당시 치료 받았던 군에서 38%, 추적관찰 동안에 치료 받았던 군에서 56% 감소하였다(Hypertens.2017:35 Suppl 1;S33-S40).

이렇듯 고혈압 치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에 일차의료에서 고혈압 치료를 위한 내용을 우리나라 지침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1. 고혈압 진단기준은
고혈압의 진단기준은 지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치료 시작과 유지에는 기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혈압 측정은 병원 내원할 때 이외에도 많은 지침들에서 가정혈압의 중요성으로 인하여 가정에서의 측정을 권유하고 있다.

가정혈압의 중요성은 가정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하기 때문에 비교적 수치가 정확하며, 동일 시간대에 측정이 가능하고 혈압 변동성(연간혈압부터 일간혈압까지)을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가장 넓다.

특히 아침 가정수축기혈압이 향후 뇌졸중과 관상동맥사건을 예측하는 데 진료실 혈압보다 더 뛰어나다 하였다(JAm Coll Cardiol 2016;67:1519-27).

또한 백의 고혈압(진료실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서 가정혈압 또는 평균 주간 활동혈압이 135/85mmHg 미만일 때) 및 가면 고혈압(진료실혈압이 140/90mmHg 미만이지만 가정혈압 또는 평균 주간 활동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때)의 진단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권유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가정혈압의 측정은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 측정하며 아침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 본 후, 아침 식사 전, 고혈압 약물복용 전에 시행하고 저녁은 잠자리 들기 전에 측정한다.

2. 고혈압 환자의 평가는
병력청취는 환자의 과거 및 현재 병력과 가족력, 이차성 고혈압 여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표 2> 및 생활 습관(흡연 음주 운동 식사 등)을 확인한다. 키와 체중과 허리둘레를 측정하고, 심박수와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을 확인하고 표적 장기 손상에 대한 신체진찰을 시행한다. 기본검사는 다음과 같으며 적어도 매 1년마다 재검한다.

1) Hb &/or Hct, Na, K, Cr(eGFR) Uric acid glucose(AC), Lipid(TC, TG HDLC, LDLC)

2) 소변검사 a)일반소변검사: 단백뇨, 혈뇨 / b)임의뇨 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

3) EKG, Chest PA: 필요에 따라 심초음파검사, 경동맥초음파검사 및 발목-위팔 혈압 지수 측정을 할 수 있다.

3. 고혈압 치료는
치료(비약물 및 약물치료)의 시작은 환자 각각의 위험도에 따라 판단한다<표 3>.

1)비약물치료 및 생활요법
비약물치료 또는 생활요법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중요할 뿐 아니라, 고혈압전단계 혈압인 사람에게도 고혈압 예방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즉 소금 섭취 제한(하루 소금 6g 이하), 체중 감량, 절주(하루 2잔 이하)와 금연, 운동(하루 30~50분 일주일에 5일 이상) 및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한다.

2)약물치료
특별한 적응증이 없는 경우 고혈압의 일차약제는 ACEI(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ARB(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CCB(칼슘 통로 차단제), 티아지드계 이뇨제, BB(베타차단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BB는 우리나라와 유럽 지침에서 일차 약제로 권고한다.

△표적장기 손상이 없는 1기 고혈압은 단일제로 시작하고 2-3개월 후 목표 혈압 이하로 조절이 안되면 약제의 용량을 올리거나 약제를 추가하는 병용요법을 고려한다. △표적장기 손상이 있는 1기 고혈압 또는 2기 고혈압은 처음부터 2제 이상의 병용요법을 고려한다. △적절한 병용요법은 <그림 1>과 같다. △베타 차단제/티아지드계 이뇨제 병용요법은 혈압강하 측면에서는 효과적이나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에 따른 혈당상승, 이상지질혈증 발생의 위험이 증가된다. 또한 혈압강하 측면에서는 ACEI(또는 ARB)/베타 차단제 병용요법은 권고되지 않으며 ACEI/ARB 제제의 병용도 권고하지 않는다. △2제요법을 사용함에도 목표혈압 이하로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금기가 있지 않은 이상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포함한 3제요법을 고려한다.

이러한 2제 또는 3제 복합요법은 최근에 환자의 순응도를 위한 고정복합제의 발매로 이의 적극적인 사용도 필요하다.

3)약물의 감량과 휴약
1년 이상 혈압이 목표혈압 이하로 잘 조절되는 경우 혈압약의 감량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때 약제를 서서히 감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는 철저한 생활습관조절(염분섭취 제한, 적절한 운동, 절주, 금연, 체중감량 등)과 동반하여 진행해야 하며 최소한 3개월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하도록 하고 자가혈압 측정 등을 통한 철저한 혈압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4. 치료 목표 혈압은
고혈압의 치료목표는 질환 및 지침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환자 각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극적으로 목표 혈압 아래로 조절하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나이에 따라 수축기 혈압이 150mmHg까지 정하였지만 가능한 확장기 혈압은 60mmHg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또한 당뇨병의 경우 대부분 지침에서 단백뇨의 여부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여러 지침과 질환에 따른 기준을 <표 5>로 정리하였다.

5. 결론
고혈압은 일차의료에서 아주 중요한 질환으로 여러 질환들과 동반되어 많은 심뇌혈관 합병증을 일으킨다.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료 목표 혈압은 일차 목표에 도달한 후에 부작용 없이 잘 적응하면 좀 더 낮게 조절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더불어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순응도 또한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결국 적절한 약제 선택과 순응도를 유지하는 것이 고혈압 및 고혈압 동반 질환에 의한 합병증을 철저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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