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기술원, 모기 유충 하루 26마리 먹어 치워-친환경 방제 가능

지카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 유충을 먹는 모기(광릉 왕모기)의 사육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남광희)은 흡혈 모기류의 유충을 잡아먹는 국내 토착종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모기방제 기술이 개발됐다고 밝혔다.

광릉 왕모기의 학명은 ‘토소린카이테스 크리스토피(Toxorhynchites christophi)’이며 성충 크기는 1.5-2.0cm에 광택이 나며 주둥이가 아래로 굽은 것이 특징이며, 전국의 오래된 숲에 분포한다.

광릉왕모기는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카·뎅기열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광릉왕모기와 같은 왕모기족(族)은 유충일 때는 다른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지만 성충이 되면 암수 모두 흡혈하지 않고 꽃의 꿀을 섭취하기 때문에 모기의 천적이자 꽃가루를 매개해 주는 이로운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유일한 왕모기인 광릉왕모기에 대한 연구는 분포 지역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광릉왕모기를 번식시켜 모기방제에 활용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릉왕모기는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번식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에서는 암막 사육장을 도입하여 광릉왕모기의 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고 실내 번식을 가능하게 했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60cm 크기의 사육장을 검은 시트지로 두르고 상단에 직경 15cm의 창문을 만들어, 빛에 이끌려 모여든 광릉왕모기가 자연스럽게 짝짓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같은 암막 사육장을 활용했을 때 50일의 사육 기간 동안 광릉왕모기 암컷 한 마리에서 약 600마리 이상의 광릉왕모기 개체를 얻을 수 있다.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가 하루에 약 26마리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 먹을 수 있으며, 따라서 유충기간인 약 16일 동안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광릉왕모기는 흰줄숲모기와 같은 숲모기류의 서식처인 산간지대의 나무구멍, 대나무 그루터기, 길가의 폐타이어 등의 작은 물웅덩이에 서식하며,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숲모기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고 지카나 뎅기열 확산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모기를 매개로 지카나 뎅기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평균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은 향후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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