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분석, 조건 맞으면 도시지역 서식 가능

1급 멸종위기종인 수달은 수달의 최적의 서식지는 수질 좋고 인위적인 요소 적어야 하는 곳으로 분석됐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백운석)은 야생동물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수달의 서식분포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수달의 최적 서식지 모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0년에 현장 조사했던 수달의 개체수, 배설물, 족적 등의 정보를 토대로 전국을 10km×10km 크기의 1,074개 조사격자로 나누어 수달 서식지로 확인된 680개(63%)의 격자를 ‘맥센트(MaxEnt)’와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 2종류의 모형으로 분석했다.

맥센트 모형은 토지유형, 기온, 강수량 등에 따라 종 분포를 측정하는 방식이며,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수질을 비롯해 인위적인 요소인 토지가격, 교통량, 주택밀도 등 총 31개 변수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수달의 최적 서식지는 수질이 양호한 농업 또는 산림 지역으로 나타났으며, 수질이 양호하고 토지가격과 교통량이 작다는 조건을 만족하면 도시 지역에서도 수달이 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과 산림 지역의 대표적인 수달 서식지로 경북 봉화군과 전남 구례군 등이 있으며, 도시 지역에는 경남 진주시, 경북 경산시 등이 있다.

맥센트 모형에서는 농경지, 목초지, 산림지, 황무지 등의 토지유형이 수달의 분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수달은 농업 또는 산림 지역에서 주로 서식했으며 도심지, 도로 등과 같이 도시화를 대변하는 ‘토지 피복’의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수달의 서식 흔적(배설물, 족적 등)이 적게 관찰됐다.

수달 서식 흔적이 가장 많이 발견된 지점(경북 봉화 인근) 일대의 평균 수질은 수소이온농도(pH) 6.5~8.5, 화학적산소요구량(COD) 2㎎/ℓ 이하, 암모니아성 질소(NH3-N) 0.2㎎/ℓ, 질산성 질소(NO3-N) 0.2㎎/ℓ 이하 등으로 나타났다.

교통량 등 인위적인 요소가 낮을수록 수달의 분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주택밀도나 인구수 등은 수달의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이라도 수질이 양호하고 인위적인 영향이 적다면 수달과 사람이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수달 외의 다른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대해서도 분포 상황을 조사하고 최적 서식지 모형을 연구 중”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과 관리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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