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별 맞춤형 치료계획 세워야

의학신문사-대한가정의학회 공동 학술기획

일차진료 현장에 진료·치료 최신지견 - 3

저혈당 위험 최소화-체중 증가 가능한 억제 중요
당뇨병 약제 9종류…2차 약제 선택기준은 부작용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당뇨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으로 현대인의 식생활 습관의 변화와 비만의 증가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작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당뇨병환자는 4억 2천만 명(유병률 8.5%)이다. 이 수치는 지난 30년간 4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국내에서도 당뇨병환자가 급증하여 2014년 기준으로 당뇨병 유병률은 13.7%이다. 향후 40년이 지나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은 고령층에서 발생이 급증하여 65세 이상 노인에서 당뇨병의 유병률은 30.4%에 이른다. 즉 노인인구 10명중 3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최근 해외의학학술지인 란셋에 게재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급속히 증가하여 2030년에 이르면 남녀 모두 세계 1위의 최장수 국가가 된다. 이에 따라 국내 당뇨병 환자도 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은 혈당 조절이 되지 않으면 혈관합병증으로 인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WHO 자료에 의하면 당뇨병은 심뇌혈관 사망률 4.8배, 합병증으로 인한 하지절단 위험 10~20배, 그리고 만성신부전 발생 위험을 10배 높인다. 또한 약 2%의 환자에서 당뇨병성 망막질환으로 실명하게 된다. 또한 당뇨병은 중요한 조기사망의 원인으로 70세 이하 사망원인의 약 43%가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이 당뇨병은 개인의 삶과 수명에 심각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도 막대한 부담을 주기 때문에 당뇨병의 합병증 예방과 관리를 위해 일차의료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때이다.

당뇨병의 진단 기준에서 가장 큰 변화는 당화혈색소가 새롭게 진단기준에 포함된 것이다. 즉 표준화된 방법으로 측정된 당화 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공복에 할 필요가 없고, 스트레스나 질병 등에 의한 일중 변화가 적어서 안정성이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 외의 진단 기준으로 8시간 공복 혈장 혈당이 126mg/dL 이상,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과 무작위 혈장 혈당이 200mg/dL 이상, 그리고 75그램 경구 당 부하 검사 후 2시간 혈장 혈당이 200mg/dL 이상 등이다.

당뇨 전단계는 당뇨병의 진단 기준에는 부합되지 않지만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경우로, 8시간 공복 혈장 혈당 100~125mg/dL(공복혈당장애), 75g 경구 당 부하 2시간 후 혈장 혈당 140~199mg/dL(내당능장애), 당화혈색소 5.7~6.4% 등이다. 내당능장애는 공복혈당장애에 비해 당뇨병 발생을 보다 잘 예측하며, 심혈관계 질환 및 그 위험 요인들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4만4203명을 대상으로 하는 16개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당화혈색소가 5.5~6.0%인 환자들은 5년 내에 당뇨병으로 진행할 확률이 9~25%이고, 당화혈색소가 6.0~6.5%일 경우 5년 내에 25~50%에서 당뇨병이 발생했다. 이는 당화혈색소가 5.0%인 사람에 비해 비교위험도가 20배 높은 수준이다.

당뇨병의 치료는 당뇨병의 이환기간, 나이, 기대 수명, 동반질환, 저혈당 위험, 치료의 동기정도에 따라 치료 목표와 방법을 개인화하여 실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개인별 맞춤 치료는 최근에 발표된 임상지침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는 집중 치료에 대한 효과가 불확실하고 개인의 특성별로 차이를 보이므로, 저혈당 위험을 최소화하고 체중 증가를 가능한 억제하는 치료 방침을 환자별로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의 목표는 단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당화혈색소를 기준으로 6.5~7%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성인에서 7% 미만을 권고하고, 미국임상내분비의사 협회(AACE)에서는 6.5% 이하를 권고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6.5% 미만을 권고한다. 이러한 권고는 개인별로 차이를 두어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기대 여명이 10년 이상이고 중요한 혈관 합병증이 없을 경우 목표 당화혈색소가 7% 이하이지만, 기대 여명이 5~10년이고 경미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는 7.5% 이하, 기대 여명이 5년 이하로 짧고 심신이 허약하며 동반질환이 있는 노인에서는 8~9% 이하를 권고 한다.

모든 당뇨병 환자들은 체중감량, 활동량 증가, 식이조절 등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중재를 받아야 한다. 생활습관 개입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혈압관리, 지질대사 개선을 목표로 한다. 특히 5~10% 정도 체중감량이 될 수 있도록 식이조절과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지속 한다.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란 3~5.9METs 정도의 운동을 말한다(1MET: 성인이 쉬고 있을 때 사용하는 산소섭취량). 빨리 걷기나 천천히 하는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며, 옆 사람과 말은 가능하지만 노래는 부를 수 없는 정도로 숨이 가쁜 운동 강도이다.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당뇨병 약제는 모두 9종류이다. 이중 메트포르민은 금기 사항이 없는 한 모든 환자에서 투여하며 1~2개월에 걸쳐 개인별 최대 용량에 도달 되도록 한다. 생활 습관 변화와 메트포르민 단독 사용으로 2~3개월 내에 목표 혈당에 도달되지 않는 경우, 혹은 부작용으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는 2차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2차 약제 선택 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점은 약제의 부작용으로, 저혈당의 빈도나 체중 증가가 적은 약제를 선택하고 그 외 환자의 특성, 즉 당뇨병의 이환기간, 심장이나 신장 질환 등 동반질환의 유무, 그리고 약가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메트포르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차 약제로는 dipeptidyl peptidase(DPP) IV 억제제, sodium glucose cotransportor type 2(SGLT2) 억제제, 알파글루코시다제(α-glucosidase) 억제제, thiazolidinediones(TZD), 설폰요소제, metiglinide, 인슐린 등이 있다. 이중 저혈당 위험을 높이는 약물은 설폰요소제, metiglinde, 인슐린 등이다. 또한 체중증가를 일으키는 약제는 설폰요소제, metiglinide, TZD 그리고 인슐린이다.

2제 요법으로 2~3개월 후 목표 혈당에 도달되지 않을 때는 기초 인슐린을 추가 하거나 혹은 경구용 혈당강하제 3종류를 투여한다. 이후에도 목표 혈당이 유지되지 않으면 집중 인슐린 치료로, 작용시간이 짧은 인슐린을 식사 후 혈당 조절을 위해 추가로 주사한다. 이때 설폰요소제는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특수상황에서 당뇨약제 선택 시 고려할 점은 다음과 같다. 노인은 탈수와 영향 결핍, 자율신경기능장애, 다약제 복용으로 저혈당의 발생위험이 높다. 따라서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를 7.5~8.0%으로 하고 쇠약한 노인들은 8.5~9.0%로 높일 수 있다. 설폰요소제나 metiglinide계 약물들은 가급적 피한다. TZD는 부종이나 골절의 위험으로 주의를 요한다. SGLT2 억제제는 탈수에 대한 위험과 신장기능이 저하된 노인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비만인 당뇨병환자는 DPP IV 억제제, SGLT2 억제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등이 추천된다. 관상동맥질환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설폰요소제, metiglinide, 인슐린의 사용시 저혈당의 주의를 요한다. 심부전이 있는 병력에서 TZD의 사용은 금기이다. 신장질환이 있을 때 메트로프민은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45mL/min 시점부터 용량을 줄여 사용하고 30mL/min 이하에서는 중단 한다.

linagliptin과 anagliptin을 제외한 대부분의 DPP IV 억제제는 신장으로 배출되므로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따라 용량을 1/2~1/4로 줄여 사용한다. 간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설폰요소제는 저혈당 위험을 높이므로 가급적 사용을 피한다. DPP IV 억제제 중 vildagliptin은 사용을 피한다. 심한 간기능 장애에는 인슐린의 사용이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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