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단일 의료기관 이용 환자 비해 내원 빈도 높아’

병의원과 한의원을 중복으로 이용하는 의료소비 형태가 국민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이용민)는 ‘질병병 의과와 한방 의료기관 이용 현황 분석 연구’를 통해 최근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코호트DB를 이용해 2002~2013년도까지 의료기관 외래 이용자 현황을 파악했다.

또 2013년 전체 의료기관 외래 이용자의 다빈도 질병 20개를 선정해 질병별로 의과, 한방, 의과와 한방을 모두 이용한자의 의료기관 이용률을 분석한 것.

이 결과 2013년 기준으로 전체 의료기관 외래 이용자의 70.9%는 의과 의료기관만을, 1.0%는 한방 의료기관만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8.1%는 의과와 한방 의료기관을 중복적으로 이용했으며, 의과와 한방 의료기관을 중복적으로 이용한 이용자는 2002년 21.9%에서 2013년 28.1%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전체 의료기관 외래 이용자의 다빈도 질병 20개 중 14개 질병(호흡기계, 소화기계 관련 질병 및 고혈압, 알레르기성피부염, 결막염)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이용자의 대다수(90.8%-100%)가 의과 의료기관만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 나머지 6개의 질병은 근골격계 관련 질병으로 45~75.7%가 의과 의료기관만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5.8~15.4%의 이용자가 의과와 한방 의료기관을 중복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의료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이러한 질병들은 반드시 한방 의료기관을 이용할 필요성이 없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은 한의원을 이용하거나 불필요하게 병의원과 함께 중복적으로 내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과와 한방을 중복으로 이용한 환자는 동일 질병으로 한곳의 의료기관만 내원한 환자에 비해 의료기관을 더 자주 이용하고, 진료비 지출도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즉 이러한 의료서비스 소비 행태가 환자 본인의 의료비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 의료비를 증가에 작용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료정책연구소는 “동일한 질병으로 의과와 한방을 중복으로 이용하는 의료소비 형태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등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향후 의과와 한방을 중복으로 이용하는 환자의 다빈도 질병을 대상으로 각각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후속연구를 통해 환자들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는 방안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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