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의사들 의료단체에서 능력 발휘할 통로 개척 선배들이 앞장 '다짐'
여자의사회, 여의사대의원 간담회…'조직문화 발전-시스템 구축' 방안 모색

여의사 선배들이 장래 후배 여의사들이 의료계에서 영향력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한국여자의사회(회장 김봉옥)는 지난 12일 저녁 여자의사회 회관(마포구)에서 ‘대한의사협회 여의사 대의원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여자의사회가 지난 12일 저녁 '대한의사협회 여의사 대의원 초청 간담회'를 개최해 의협 대의원 수 증대를 위한 선후배 여의사들의 역할과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의협 대의원 및 교체 대의원(여의사)과 한국여자의사회 회장단 및 상임이사, 감사, 의권위원회 위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의료계의 각종 현안을 큰 틀에서 조망한 뒤 한국여자의사회와 여의사회원들이 어떤 방법으로 역할을 높여나갈지 의견을 모으는 형식이었다.

김봉옥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간담회는 현재 의협 대의원으로 활동 중인 회원과 대의원 경험이 있는 여의사들의 허심탄회한 경험담과 제언이 주를 이뤘다.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김봉옥 회장은 “그동안 여의사들이 군대 용어로 말하자면 각개전투로 각자 활동해 왔지만 시스템적으로 후배여의사들을 위해 물려줄 수 있는 것이 ‘과연 있는가’라는 급한 마음에 간담회를 계획했다”며 “여자 의사 비율이 전체 의사에서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2016년 말 기준 국내 면허 의사 수는 11만8696명으로 이 중 남자가 8만8898명(74.8%), 여자가 2만9798명(25.2%)이며, 대한의사협회 2013년 12월 기준 신고회원 총 9만9396명 중 여의사는 2만3094명(23.3%)이다.

이 같은 여의사 비중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사협회 여의사 대의원(정)은 8명(전체 241명 중 3.3%)에 그치고 있으며 교체대의원 14명(전체 108명 중 12.9%)을 포함해도 총 인원이 22명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이향애 대의원(여자의사회 부회장)은 “여자 대의원이 교체 대의원까지 합쳐도 22명 밖에 안되는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단순히 대의원 비율을 높여달라는 요구는 옳지 않고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의원 비율에 대해서는 다른 여의사 대의원들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으며, '장기적으로 면허비율 만큼의 여의사 대의원 수가 확보돼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3.3%의 2배가량인 7%를 단기목표로 설정하는게 합리적'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다만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자의사회와 회원들이 내부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참석 여의사들은 스스로가 경험한 일들을 예로 들며 ‘적극적인 활동’을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윤석완 여의사회 감사는 “일단 어느 조직에든 들어가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며 “여자 임원이 없는 구의사회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함께 일을 하고 싶어도 여의사들이 안하려고 한다더라”고 언급했다.

조종남 여의사회 의권위원회 위원장 또한 “35살 때부터 금천구의사회에서 일을 시작했고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 의협 대의원을 하게 됐다”며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여의사들이 한번 활동을 시작하면 참석율도 높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모범성실하게 일하는데 그 시발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주영숙 여의사회 법제이사는 “관심을 가져야 조금씩 바뀐다”며 “옆에 있는 여의사 동료들에게 일할 자리가 있으면 추천하고 독려해 관심을 전파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찬화 여의사회 사업이사도 “불만을 갖고 있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자리에 가서 참여를 시작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일옥 대의원은 풍부한 학회 활동을 기반으로 마취통증의학회 직선제 이사장으로 선출된 과거를 소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동창회와 지역의사회 등과 연계해 평소 후배를 발굴하는 일에 나서야 하고 이에 앞서 ‘배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희숙 교체대의원은 “내 스스로가 편하면 된다는 이유로 후배 여의사들을 배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끌어줄 어린 후배가 있다면 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 안배 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간담회 참석 여의사들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은 종합토론 뒤 “양성평등의 시대를 넘어 여의사들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통해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처음 모인 자리라는데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후배 여의사들이 의사결정 기구에서 좀 더 수월하게 활동해 그 능력을 십분 발휘 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과 기회, 프로그램을 지속적이고 전략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자의사회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국여의사대표자대회 △전국 여의사회 지회 순회 간담회 △젊은 여의사 멘토링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