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검사 항목 수가 삭감 폭 커 병의원 근무 6,000여명 실직 위기
대한임상병리사협회, 강경투쟁 예고---8개 의료기사단체 지지성명 

전국 임상병리사들이 오는 2020년까지 4년간에 걸쳐 연간 25%씩 단계적으로 검사수가 삭감을 가져오는 2차 상대가치점수가 적용될 경우 중소병의원급 임상병리사들의 대량 실직이 불가피하다면서 전면적인 재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협회장 양만길)는 10일 저녁 협회 회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7월 1일부터 적용된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개정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일차보건의료 발전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양만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중앙)이 기자간담회에서 2차 상대가치 전면 재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양만길 협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지역 중소병의원에서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간기능 검사, 지질 검사, 소변 검사 등 일반검사에 대한 이번 2차 상대가치 개편의 무차별적인 검사 수가 삭감은 6,000여명이 넘는 중소병의원 근무 임상병리사들의 생존권을 위협 하는 것은 물론 임상병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의 장래와도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관련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2차 상대가치 개편은 오는 2020년까지 4년에 걸쳐 25% 단계적으로 적용되는데 이 기준대로 시행되면 자체적으로 기본 검사실을 갖춘 내과의원 및 중소병원의 경우는 기본검사 항목 수가의 대폭 삭감으로 현재와 비교해 40%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 다는 것.

이에 따라 최근 내과 개원의들이 2차 상대차기 개정의 불합리성을 강력 주장 한바 있는데 실질적으로 그 폐해가 임상병리사들의 생존권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협회측 주장이다.

협회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2차 상대가치 개정 발표이후 검사실을 운영중인 상당수 내과의원들이 검사실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3곳에서는 이미 검사실을 폐쇄하면서 임상병리사들의 실질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자체 검사실을 확보하고 있는 병의원급의 경우 이번 2차 상대가치 개정 과정에서 다빈도 기본검사 항목의 수가 삭감폭이 커 큰 손실이 예상되는 반면 대형병원들은 특수 검사항목의 수가 인상으로 손실 폭이 상대적으로 적다(3% 예상)는 점에서 사전 조율과정에서 이들 관련 단체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만길 회장은 “당장의 수가 삭감은 단기적으로 본다면 이익이겠지만, 검사 건수가 많지 않은 일차의료기관은 수익감소 및 운영비 부담으로 인해 검사실을 폐쇄하고 임상병리사가 아닌 비전문인력 고용을 통해 축소·변형 운영할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진단과 치료의 지연, 노후 장비 및 저가 시약 사용으로 인한 질 저하 등 많은 문제점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국가 및 국민에게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면 재개정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협회 주세익 보험위원장은 “지난 3일 대한개원내과의사회와의 긴급회동에서 검사실 운영 원가 분석에 있어 일차의료기관을 기준으로 하는 합리적인 자료를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소개했다.

협회는 이번 개정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서명운동, 정부기관 항의 방문, 임상병리사 총 궐기대회 등 향후 부당한 조치에 강경 투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8개 의료기사단체로 구성된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대한작업치료사협회,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의무기록협회, 대한안경사협회)도 공동 지지성명을 내고 정부가 불합리한 2차 상대가치점수 전면 개정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양만길 협회장과 주세익 보험위원장, 홍창식 공보부회장, 노경운 행정부회장 등 주요 임원과 중소병의원 재직 임상병리사 회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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