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다고 무분별한 시술 시, 내성 생길 수 있어 주의

유럽, 미국, 일본 등에 본사를 둔 패스트패션(Fast Fashion) 브랜드가 대세였던 때가 있었다.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향한 문지방을 낮춘 것이 적중해 2-30대들을 열광시켰다.

MH클리닉_김지선 원장

어차피 몇 번 입고 유행이 지나 못 입을 옷, 싼 것으로 여러 벌 사서 자주 갈아 입자는 나름의 합리주의가 바탕에 있었다.하지만 무늬만 합리적이었던 유행은 서서히 뒷전으로 물러났고 최근에는 에코 패션, 슬로우 패션 등 나만의 멋을 찾는 트렌드가 지지를 받고 있다. 싸더라도 깨끗한 것으로 자주 갈아 입어야 하는 속옷과 한 벌이라도 고르고 골라 표나게 잘 입어야 하는 코트의 차이를 깨닫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점점 똑똑하게 진화하고 있다.

박리다매가 성행하던 성형시술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한때는 ‘연예인 아무개의 시술법’, ‘단돈 몇 만원에 동안얼굴 만들기’ 등의 허황된 광고 문구가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성형수술 비교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도 있다.의사에게 받는 검증된 시술보다는 싸고, 예쁘게 잘 한다는 소문난 피부관리실을 찾아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퀵성형, 커피 한잔 마실 시간과 영화관 데이트 비용이면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는 보툴리눔 톡신은 저렴한 제품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다양하다. 많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자칫 저렴함을 이유로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은 스스로를 보툴리눔 톡신 단골이라고 소개했다. 미간 주름 시술부터 최근에는 사각턱 시술도 받았다고 했다. 초반에는 감쪽같이 변화가 눈에 띄었는데 점차 만족도가 떨어져 다른 병원으로 옮긴 참이라 했다. 궁금한 마음에 자세히 물으니 시술 횟수나 기간이 들쑥날쑥 이었고 비용도 싼 곳을 주로 찾았다고 한다.

심지어 무허가 피부관리실도 몇 차례 찾았다고 하니 결론은 뻔했다. 보툴리눔 톡신에 내성 반응이 생긴 탓이다. 불과 2년 사이에 생긴 결과라니 놀랍다.

보툴리눔 톡신의 특성상 수개월 내에 재시술을 통해 시술의 효과를 유지시켜야 한다. 싸다는 이유로 재시술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지거나 용량이 많아지면 내성 발현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최근 한 매체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 효과의 지속성을 꼽았다. 의사로써 조사 결과에 신뢰가 간다. 소비자 대상 조사에서도 효과의 지속성, 부작용이 적은 제품, 내성 걱정이 없는 제품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는 의견이었다. 가격이 선택의 주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바로 똑똑한 합리주의가 아닐까 싶다.

보툴리눔 톡신에서 대접받는 프리미엄 제품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순한 가격 문제는 아니다. 비싼 것이 좋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소비자는 없다. FDA의 허가를 받아 안전성이나 효과가 검증됐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최근에는 내성 발현을 줄인 순수톡신 제품도 프리미엄 라인으로 분류된다.보툴리눔 톡신 시술 시에는 가격에 치우치기 보다는 전문의와의 체계적인 상담을 통해 제품, 용량,시술 주기 등을 꼼꼼히 따져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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