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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가 빠진 성교육은 독이다
이명진
명이비인후과의원장
의사평론가

얼마 전 대전의 남자중학교에서 다수의 1학년 학생들이 여선생님 수업시간에 집단으로 자위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건이 보도로 알려졌다. 황당하고 무절제한 성적 행동을 보는 시각이 다양하고 해법도 다양하다.

무엇보다도 기성세대의 책임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부적절한 행동의 원인을 기성세대의 성윤리 의식 저하에서 먼저 찾고 싶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포르노 산업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청소년들과 어린 자녀들에게 음란물이 무방비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육체적 욕망만을 추구하고 자신의 감정만 보장받는 것이 인권이라고 주장하는 이기적인 사고와 저급한 인식이 우리 자녀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성윤리와 가정을 해체하고, 욕망을 욕망하며, 금지하는 모든 것을 금지하자는 패악한 사조를 은근히 즐기고 묵인한 결과이다.

다른 원인으로는 학생들의 성윤리 교육문제를 들고 싶다. 남녀의 해부학적인 구조와 생리에 대한 지식과 피임 등의 방법을 가르치는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윤리가 항상 성교육과 함께 이루어지고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윤리란 꼭 지켜야 할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을 구분해 알려주는 것이다.

윤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모든 인간의 행위는 반드시 타락과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성교육도 우리가 지키고 소중히 여겨야 할 자신의 몸에 대한 가치를 알게 하고, 인륜에 벗어나지 않도록 올바른 성윤리를 알려 주어야 한다. 청소년 시기에 성교를 해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를 알려주어야 한다. 왜 자신의 성과 몸을 결혼을 위해 소중하게 가꾸고 간직해야 하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결혼의 신성함과 신뢰를 기초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여가 자신의 성을 결혼할 때까지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어야 한다.

의학적으로 인간의 발달 단계상 판단력과 도덕성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은 만 18세가 되어야 성숙된다. 만약 그 시기 이전에 급진적이고 부적절한 내용을 배우게 된다면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여 부적절한 성적 유혹에 빠뜨리는 나쁜 학습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이루어지는 성교육은 나이에 맞는 내용과 함께 반드시 성윤리를 기초로 이루어져야 한다. 성윤리가 빠진 성교육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독(毒)이 든 사과를 주는 것이다.

수년전 모 의과대학 학생들이 같은 동료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일반인보다도 의학적인 성지식이 더 풍부했지만 지켜야 할 성윤리가 빠진 지식만 가지고 있었기에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이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는 비윤리적인 성범죄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솔루션을 찾아보아야 한다.

부적절한 성적인 행동을 줄이기 위해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나는 엄격한 징계조치이고, 다른 하나는 윤리교육을 통한 인식개선이다. 실제로 미국 오리건주 면허관리기구에서는 이 두 가지 방법을 도입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4년 동안 의사들이 저지른 부적절한 성적인 행위가 5.9%였는데, 엄격한 징계조치와 윤리 교육을 통해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기간에 3.1%로 발생률이 떨어졌다.

그동안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은 학생들의 나이와 학년에 맞지 않은 내용이나 불건전하고 위험한 내용이 전해지는 경우가 있어 매우 걱정스러운 면이 있었다. 다행히 교육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지난 수년간 연구하여 마련한 ‘성교육 표준안’이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어 앞으로 이러한 사건 발생 방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람이 있다면 교육부가 마련한 ‘성교육 표준안’에 건전한 성윤리 교육이 더 강화되어지길 기대한다.

의사들에게도 진료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적절하지 못한 성적 행동을 방지할 수 있도록 ‘샤프롱제도’를 포함한 진찰실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윤리교육을 통한 긴장을 주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성을 인격과 사랑을 바탕으로 지키고 가꾸려는 성숙한 의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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