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간무사 정규직 35% 불과…일반 병동 근무자는 ‘유령신분’ 된지 오래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계약직 문제 해결에서 간호조무사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 시행으로 주요 간호보조 인력으로 떠오른 간호조무사들이 정규직 전환을 외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형태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조차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일반 병동에서는 간호조무사 직종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최근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민간중소병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운영 40개소 고용형태 실태연구’에 따르면 간호인력은 정규직 채용 비율이 85%로 타 직종(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간호조무사의 경우 정규직 채용이 35%에 불과했으며 비정규직 채용은 47.5%, 정규직과 비정규직 혼합채용이 17.5%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공개한 ‘의료기관 종별 간호인력 및 보조인력 고용형태’ 자료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은 76.2%, 종합병원은 45.7%의 간호조무사 비정규직 비율을 보였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경기도 소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에서 근무하는 간무사는 “기저귀 케어, 식사 보조 등 간무사의 기본적인 업무 외에 검체 이송, 린넨교환, 탈의실 청소 등까지도 하고 있는데 계약직 신분”이라며 “소속도 간호부가 아닌 인사과이고 출퇴근 관리 및 인수인계도 없어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로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 병동의 간무사는 비정규직 문제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더욱 심각한 모양새다.

인천 소재 A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무사는 “비정규직 간무사들이 2년 동안 일하고 퇴사한 후에 6개월을 쉬다가 2달의 수습기간을 거쳐 또 2년 간 일한 후 퇴사를 한다”며 “이런 일이 10년간 지속·반복 됐다던데 재입사가 불가능해 질까봐 아무도 말을 못한다더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병원이 간호사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했는데 결국 간호사도 정규직은 아니고 간호조무사는 그 무기계약직 조차 아니다”며 “산재처리는 꿈 꿀 수도 없고 심지어 앞면에는 ‘간호부’와 ‘이름’만 적어 놓고 뒷면에 ‘병원보조원’이라는 이상한 직위를 기재한 명찰을 달고 다니게 해 간호조무사가 아닌 ‘유령’이 된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간호조무사협회는 올해 초 ‘2017년 간무사 10대 차별정책 개선 제언서’를 통해 “간무사들은 오랫동안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지켜왔지만 소외당하고만 있다”며 정규직 간무사 채용 보장 등의 처우개선을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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