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술 분야·소프트 웨어러블·바이오닉 인터페이스 등 의료로봇 연구 활발
이병주 한양대 교수 “다빈치 시장 5%에 불과, 95% 바라보며 적극 도전해야”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최소침습 수술용로봇 ‘다빈치’로 대표되는 의료로봇 분야. 국내에서도 수술 분야와 소프트 웨어러블 그리고 바이오닉 인터페이스 분야 등에서 활발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후발주자로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다빈치를 제외하고도 의료로봇 대다수 분야가 발전할 수 있는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첨단기술을 갖추려는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협 학술대회 심포지엄 세션에서 '수술로봇 연구동향'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이병주 교수

이병주 한양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 1일 의협 종합학술대회에서 마련된 의료로봇 심포지엄 세션에서 이와 같은 화두를 던졌다.

그는 “이미 다빈치로 모든 부분이 개발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다빈치는 전체 의료로봇이 나아가야할 부분에서 5%에 해당할 뿐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구글과 메드트로닉 등 굴지의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남은 95%를 향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이끌고 있는 영상유도 중재로봇사업단이 CT 영상하에 바늘삽입 시술을 정확도와 안전성을 갖추고 원격으로 시행하는 로봇 개발 연구가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인허가를 위한 임상을 신청한 단계에 있다.

또한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개발 중인 유연한 소재를 기반으로 착용형 로봇 분야에 주목되는 소프트 웨어러블 기술과 김기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영화 ‘아바타’를 연상케 하는 인체의 각종 신호를 활용한 바이오닉 인터페이스 연구도 활발한 상황이다.

더 나아가 이병주 교수는 △로봇 매커니즘 설계기술(플렉시블 매커니즘, 마이크로로봇 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로봇-사용자 인터페이스, 센서 및 장착부 매커니즘) △의료영상 및 내비게이션 기술(진단영상 간의 영상정합기술과 공간정합기술) △시뮬레이션기술(생체 조직 변형 실시간 예측 가능 수치해석 기술) 등 신기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계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기존의 툴을 유지하면서 도와주는 것이 현실적이고 로봇이 자동으로 하기 보다는 의사들이 주도하는 제품이 옳다”며 “여러 군데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며, 수술로봇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분위기도 있어 수술도구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현실적인 조언도 전했다.

이 교수는 “다빈치를 패스트팔로어(새로운 제품,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전략)하는 것과 하나의 산업의 퍼스트무버(선도자)가 되는 것 모두 중요한데, 더 필요한 것은 다되어있는데 그것을 왜하냐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다. 더 많이 지원해서 경쟁을 빨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튜이티브서지컬 "잇단 등장 환영, 생태계 형성 및 교류 통한 발전 기대"

이날 강창무 연세의대 교수가 소개한 'Revo-i'와 다빈치의 시스템 비교 자료

한편 국내 수술 로봇 분야에서도 세브란스병원과 미래컴퍼니를 중심으로 ‘Revo-i’ 프로젝트가 상용화에 임박한 상황이다. 전립샘암과 담낭 절제술 등에서 다빈치에 뒤지지 않는 수술 결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인터페이스를 보강해 국내를 시작으로 세계무대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인튜이티브서지컬도 반기고 있으면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승완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부사장은 “의료로봇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유익하다는 것이 또 한번 입증되기 때문”이라며 “더불어 비용적 측면에서도 현재 연간 500대 정도만 자체 기술로 생산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는데, 모터라든지 부품에 대해 공급해주는 산업생태계가 형성되면 복강경과 비슷한 수준으로 원가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또한 “결국 수술을 효과적으로 덜침습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아니겠는가”라며 “하지만 기술과 임상에서 갭이 있고 경험이 많이 필요한데, 우리와 교류를 한다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 앞으로도 정부당국에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과 서비스와 복원 그리고 촉각 등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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