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는 ‘소통능력’이 1위라고 답해…중대병원 김찬웅 교수, 우선순위 다르다는 것 서로 이해해야

의사와 간호사가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원하는 역량의 우선순위가 상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는 응급실 의사 역량 1순위를 ‘진료와 처치 능력’으로 두고 ‘의사소통 능력’은 후순위로 위치시킨 반면에 간호사는 응급실 의사의 ‘의사소통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는 최근 중앙대학교병원 김찬웅 응급의학과 교수가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16명과 간호사 27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도출해 낸 결과다.

김찬웅 교수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간호사와 의사 간 효과적인 협력을 위해서 응급의학과 의사의 역할에 대해 각자 어떤 부분에서 공통점과 차이를 갖고 있는지 알아봄으로 인해 서로 간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흥미로운 점은 간호사들이 중요시하는 1순위가 의사들은 3순위였다는 것이다.

간호사들은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의사소통 능력’을 가장 원했고 이어 효율적 처방과 지시를 내리는 ‘진료능력’, 위기상황 통제와 제한된 의료자원을 이용하는 능력인 ‘관리능력’을 마지막으로 생각했다.

의사들은 간호사들의 생각과 반대로 응급의학과 의사의 ‘의사소통능력’을 가장 마지막으로 두고 간호사들에게 2순위인 진료능력과 3순위인 관리능력을 각각 1위, 2위에 뒀다.

즉, 조사대상 의사들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의사소통’이 후순위로 밀린다고 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연구를 진행한 김찬웅 교수는 “의사들은 처방과 지시가 반복되고 중복되더라도 정확한 진단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찬웅 교수는 의사와 간호사는 서로 응급실 의사에게 원하는 능력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어야 최상의 응급의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간호사들이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사들은 수용할 필요가 있다”며 “의사는 간호사들이 의사들에게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간호사들 또한 의사들이 소통에 관심없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집중하느라 대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연구를 통해 의사와 간호사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고 같은 목적(질 높은 의료)을 달성하기 위해 이번 연구 결과가 서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고 조사대상군을 늘려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찬웅 교수는 최근 개최된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 내용을 발표해 우수 구연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