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검사 항목 예상보다 급감 지적…복지부 의견조율‧심평원 내부조정 했어야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내과 희생 강요 상대가치 개정고시 즉각 철회 촉구

2차 상대가치 개편과 관련 검체검사 항목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가 배정됨에 따라 내과 개원의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5개 유형 중 빈도가 가장 많은 검체검사 항목의 수치가 떨어지는 것은 이해하나 예상보다 급감해 경영상 손실이 예측된다는 게 내과 개원의들의 지적이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회장 김종웅)는 지난 2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21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2차 상대가치 개편은 5개 의료행위 유형(수술, 처치, 기능검사, 검체검사, 영상검사) 간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보상수순이 높은 검체‧영상검사 분야의 상대가치점수를 낮추고, 수술‧처치‧기능검사 분야의 상대가치점수가 상향 조정됐다.

이같은 개편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5307개 의료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가 개정되며, 2020년까지 4년간에 걸쳐 25%씩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김종웅 회장<사진>에 따르면 의사의 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내시경 검사는 점수가 올라가고 자동화 기계가 하는 혈액검사 점수는 낮아진 상황이다. AST가 11%, 콜레스테롤 9.7, 헤모글로빈 6.1%로 낮아져 결국 수가가 줄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1차 상대가치 당시는 이익이 크게 변동이 없는 선에서 조정됐지만 이번 2차에서는 내과 개원의들의 엄청난 손실이 명약관화해졌다”며 “향후 4년간 매년 같은 비율로 점수가 낮아지고, 수가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큰 틀에서 복지부의 결정도 이해되지만 결국 이번 2차상대가치 개편은 내과뿐만 아니라 검체검사에 해당하는 과들을 죽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김 회장은 복지부가 각과에 의견 조회를 하지 않은 점이나 심평원이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내부적인 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우선적으로 복지부가 개원과에 의견조율을 거치고, 1차의료활성화를 생각했다면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 보다 덩치가 큰 부분부터 조정했을 것이라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이다.

여기에다 심평원도 개원가에서 어떤 것을 처방하고 있는지 등 세세하게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면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 조정이 필요했다는 것.

김 회장은 “최근 심평원 상대가치연구단과 함께 내과 개원의들이 지적하는 점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 항목에 대해서 조정하려는 움직임은 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 회장은 상대가치조정위원회 의료계 대표가 대학교수들로만 포진돼 있어 개원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못해 아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해당 위원회는 내과 교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물론 내과 개원의들도 2명 포함돼 있지만 옵저버 자격이어서 발언권이 없는 상황”이라며 “교수들의 경우 자신이 직접 병원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결국 피해는 자신들의 제자나 후배들이고, 내과 전공의 지원을 또다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혈액검사가 진료에 필수적인 내과의 특성을 무시하고 혈액 검사 수가를 거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는 복지부의 상대가치 개정은 의료계의 내분을 조장하고 있다”며 “내과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대가치 개정고시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