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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산업과 식약처 역할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제품연구부장

최근 화두는 단연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과거 산업혁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색다른 양상으로 우리사회의 틀이 바뀌는 변화가 될 것이며, 바이오헬스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거대하고 동시다발적인 혁신이 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4차 산업 혁명을 통해 예측되는 보건분야의 변화를 살펴보면, 현재 보건산업 영역을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 약사법 등 구분이 분명한 제도와 규제 상황이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으로 경계가 불분명 해 질 것이며, 원격 로봇수술, 원격 모니터링 등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선 모델이 등장할 것이다.

전자, 정보, 관광, 주택 등 건강과 관련 없던 산업에서도 헬스케어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 예상되며, 이와 반대방향으로 전통적 의료산업 영역에 머물던 병원, 제약기업, 의료기기 기업 등에서 항노화산업, 웰니스산업, 건강관리서비스 산업 등으로 확대가 이루어질 것이다. 웨어러블 기기 및 빅데이터 등 기술을 통해 커넥티드 홈이 구축되고, 건강 수명의 극대화와 만성질환이 예방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나 고령자들의 독립생활이 가능하게 되어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며, 유·아동 돌봄 등이 개선되어 교육·노동 효율성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헬스 고도의 전문지식 집약 

바이오헬스 분야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고도의 전문지식이 집약되고, 특정 분야에서 훈련받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의 영역으로서 그간 다른 분야의 기술자들이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ICT, AI,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적용된 혁신 제품과 서비스의 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오헬스분야의 경우, 표준화 된 형태로 수집·저장된 양질의 데이터가 이미 상당량 축적되어 있으며, 이러한 빅데이터는 전혀 새로운 의료환경, 의료서비스와 제품이 개발되는데 핵심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유한 제품의 유효성, 안전성, 부작용 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건강정보와 의약품 사용 정보가 서로 융합되고 다양한 형태로 추출되어 진다면, 혁신적인 바이오헬스 제품 개발에 있어 핵심 재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나라의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하여 8월에 출범할 예정이며, 각 부처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국가산업 발전을 계획하고 산업계 지원 등 국가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핵심기술 개발 자문기관 역할 수행

식약처도 국민의 건강과 보건 안전을 책임지는 신뢰받는 규제기관으로서, 동시에 4차 산업혁명 기반 핵심기술이 제품 개발에 활용되어지도록 이끌어주는 최고의 자문기관으로 역할을 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분야의 대변혁기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식약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4차 산업혁명에서 정보는 핵심 요소이다. 현재 식약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각 기관들은 정보와 자료를 부처 내 시스템에만 저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들이 국민과 산업계에 의미 있는 형태로 활용되거나 제공되기 위해서는 정보가 상호 융합되고 다양한 형태로 추출될 수 있어야 한다. 식약처를 포함해서 보건 분야의 부처들은, 보건 관련 정보가 범부처적으로 수집·저장·활용될 수 있는 정보관리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이용한 혁신 제품에 대해 식약처는 새로운 규제 시스템 도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동안 의료제품 인허가는 실물 제품에 대한 품질, 안전성, 유효성 평가를 통해 승인 또는 비승인이라는 이분법적 판단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제품 또는 서비스 융합 제품 출현이 가능하며, 이러한 제품들은 처음 허가 단계에서는 유익성과 위험성에 대한 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완벽한 판단이 이루어질 때까지 허가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적응 규제(Adaptive regulation)’라는 패러다임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념의 허가제도가 유럽 EMA에서 Adaptive pathway라는 이름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치료제가 없는 중증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개발 초기에 시판허가를 부여하고 실제 사용에서 근거를 수집하면서 규제와 허용의 범위를 조절하는 허가 시스템이다. 식약처도 현재의 규제 시스템에 담지 못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제품과 서비스에 대비하여 유연하고 효율적인 인허가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부처 간 공조와 협력 더욱 중요져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에서는 부처 간의 공조와 협력이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제도상 물품은 식약처, 의료서비스는 복지부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앞으로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된 제품이 나올 것이며, 이에 대한 관리를 두 부처가 명확하게 나누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모든 것의 경계가 허물어진다고 하며 이는 결국 어느 부처의 관리 영역인지도 불분명해 질 것이다.

식약처는 지금까지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관리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로서 잘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서는 다양한 부처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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