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본시장 어려움 불구 초기 및 R&D 투자 ‘왕성’

언스트앤영

지난해 세계적으로 정치와 자본시장이 불확실했던 가운데서도 생명공학 업계는 견조한 초기 벤처 투자 추세를 보이며 연구개발에 기록적으로 투자하는 등 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언스트영에 따르면 2016년 미국과 유럽에 상장 생명공학사의 매출은 총 1394억달러로 7% 성장에 그쳐 이전 2년간의 두자리수 성장률에 비해 하락했고 순익은 총 79억달러로 52% 급감했다. 아울러 자금조달도 511억달러 규모로 4년 만에 떨어져 27% 하락을 기록했다.

이처럼 작년에는 미국에서만 29개 생명공학 업체가 각각 시가총액이 10억달러 이상씩 날아가는 등 전반적으로 시총이 하락했지만 올 들어 다시 반등했으며 앞으로도 세제개혁과 함께 지속적인 인수합병이 일어나면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아울러 작년에는 많은 기존 자금들에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등 아시아가 새로운 자금원으로 부상한 변화도 있었다. 즉, 미국 생명공학사의 경우 혁신 자금 263억달러 중 81%를 미국과 유럽에서 모금했지만 영국과 중국에서도 각각 10억달러 이상이 모였으며 특히 중국에서 신흥 벤처 생태계가 부상하면서 앞으로 생명공학 산업은 더욱 글로벌화될 전망이다.

또한 비록 기업공개(IPO) 및 후속 투자는 떨어졌지만 초기 생명공학사가 상당한 벤처 투자를 유치해 주목을 끌었다. 즉, 시드(seed) 및 시리즈 A 등 미래를 내다 본 초기 벤처 투자는 총 36억달러 규모로 지난 15년간 평균 13억달러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전체 조성된 벤처자금 100억달러 중에서도 36%나 차지했다. 더불어 미래의 활력을 예견하는 지표인 전체 연구개발 지출은 457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2%나 증가했다.

특히 자금 투자는 점점 더 희귀질환, 종양학 등 특수 시장으로 몰렸는데 그 중에서도 PD-1 및 관련 체크포인트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가 20개 이상 임상 개발되는 등 면역항암제 개발 회사가 인기를 끌었다. 이는 해당 분야에서 표준 치료에 비해 개선된 미충족 수요가 많아 높은 가격을 부르는데 부담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됐다.

이처럼 약가 지불측의 압박으로 매출과 마진이 타격을 받으며 생명공학사의 연구 모델에 대한 의문을 남겨 연구개발 생산성이 더욱 어려운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즉, 이제 더 이상 의약품에 대해 프리미엄 가격을 부르기가 어렵게 돼 업계는 연구개발의 높은 비효율성을 더는 용인할 수 없게 됐고 따라서 희귀질환, 바이오마커 등을 노리는 등의 전략으로 타개하고 있다.

아울러 의약품을 보다 낮은 값으로 제공하고 투자에 대한 수익을 높이며 연구개발 효율 증가를 위해서 창의적 사업모델과 함께 디지털 및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포용할 필요성도 지적됐다. 단, 신기술이 연구개발 비용을 줄일 수도 있지만 데이터를 갖춘 기술 기업들이 제약사의 영역을 침범하며 그 자체로도 업계에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 도구로 환자의 결과를 더욱 저렴한 가격에 부작용 위험 없이 거의 약물 치료만큼 개선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해 업계에서 생명공학사의 가치 하락을 기회로 총 79건 인수합병 거래가 944억달러 규모로 활발하게 나타났다. 최전성기였던 직전년도에 비하면 낮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높은 수준이었다. 단, 인수합병 가치 중 17%는 조건에 따라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는 마일스톤(milestone)과 연계돼 보장 금액은 급락했다.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시밀러 및 차세대 혁신을 가능케 하는 세포 치료제, 유전자 편집 등 새롭게 발굴되는 생물학적 통로에 대한 경쟁은 더욱 업계에 인수합병 거래를 재촉할 관측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 전망도 밝아지면 신약 발굴 및 개발에 더욱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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