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대생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주관한 ‘정책제안 긴급진단’이 바로 그것이다.

매일 국회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주제의 보건의료 관련 토론회 중 하나이고, 새로운 주제였던 것도 아니지만 기존과 달랐던 점은 무엇일까.

토론회 시작 직전 의대협 류환 회장은 기자에게 ‘의대협이 국회의원과 함께 처음으로 주관하는 토론회’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의대협이 정부관계자 앞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토론회를 주관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젊은 의사라고는 하지만 아직 대학생답게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을 통한 정보 공유 정도에서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체계적이고 조직화 된 다른 의료 단체들에 비해서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대협 15대 집행부는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3가지 대외적 사업(의사국가고시 정상화, 서남의대 문제, 군의무장교 복무기간 단축)의 추진을 위해 올해 초 취임 직후 ‘젊은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 중 하나로서 의대생 및 의전원생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집행부는 약속을 지키려는 듯 지난 5월 조기대선 당시 의료계 현안 질의서를 대선 후보들에게 직접 발송했으며 최근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및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의료정책을 제안했다.

이번 ‘의대생/의전원생 정책제안 긴급진단’ 토론회는 이와 같은 의대협의 행보가 연장선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한 의대협 임원진을 비롯해 추무진 의협 회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 대전협 기동훈 회장 등의 의료계 관계자 다수와 복지부 정은영 의료기관정책과장, 교육부 이재력 사립대학제도과장, 국방부 권대일 인력정책과장 등 정부 측 관계자들이 끝까지 토론회 자리를 지킨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물론, 이날 토론회에서 3가지 현안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의대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정부 측 관계자들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설명하는 등 준비가 미흡한 모습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의대협은 의대생과 의전원생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그들의 목소리를 정부와 사회에 전달할 의무가 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듣지 않는다. 어색하고 부족하지만 점점 커지고 있는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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