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5년 추적조사, 흡연 음주 동시 2배 높아-어패류·유제품은 낮춰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체내 중금속 농도가 더 높다는 정부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체내 중금속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식품을 통한 노출 이외에도 음주‧흡연하는 생활습관과 칼슘‧철분 등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우리국민을 대상으로 ‘10년부터 ’15년까지 체내 중금속 농도 변화를 추적조사하고 체내 중금속 농도와 식품 섭취, 생활습관 등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우리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는 2010년부터 5년새 납 12%(2.13㎍/㎗→1.87㎍/㎗), 카드뮴 2%(1.04㎍/L→1.02㎍/L), 수은 23%(3.78㎍/L→2.91㎍/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을 통한 중금속 노출량도 납 0.175 ㎍/kg b.w./day, 카드뮴 0.235 ㎍/kg b.w./day, 수은 0.085 ㎍/kg b.w./day로 1차 조사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그간 식약처가 중금속 기준 규격 관리를 통해 노출량을 지속적으로 줄인 결과로 우리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의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체내 납과 수은 농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는데, 식품을 통한 노출량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어 식품 이외의 음주나 흡연 등 다른 노출요인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우리국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 성인을 중심으로 식품이외 추가적인 노출요인들을 분석한 결과 음주, 흡연, 식습관 등의 요인이 체내 중금속 농도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우리나라 성인 중 음주하는 사람(1주일에 4번 이상)이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체내 중금속 농도가 납은 54%, 카드뮴은 11%, 수은은 89%나 높게 조사됐다.

이는 과도한 음주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기 어려워 칼슘, 철분 등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그 결과 칼슘 등 영양성분이 체내에 흡수돼야 할 자리에 중금속이 대신 흡수되어 체내 중금속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알코올은 칼슘‧철분‧엽산 등 영양성분의 흡수를 방해하여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며, 과도한 음주가 체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대식세포 등에 의한 중금속 제거 능력을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체내 납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특성인 알코올대사물질 분해효소(아세트알데히드분해효소, ALDH2)와 관련해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ALDH2 유전자와 체내 납 농도 간에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LDH2 유전자형은 크게 알코올대사물질 분해 능력이 높은 GG 유전형과 분해 능력이 낮은 AA 유전형으로 나뉘며, GG 유전형을 가진 집단(2.26㎍/㎗)이 AA 유전형을 가진 집단(1.98㎍/㎗)에 비해 체내 납 농도가 14% 높았다.

이와함께 흡연하는 습관도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체내 농도가 납은 30%, 카드뮴은 23%, 수은 43%가 높았다.

특히 남자의 경우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집단이 비음주 비흡연 집단에 비해 체내 중금속 농도가 2배 이상 높았다.

흡입을 통한 체내 흡수율이 경구(섭취)를 통한 체내 흡수율 보다 더 높기 때문에 흡연을 통해 담배 자체가 가지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체내로 들어와 체내 중금속 농도를 높인다고 해석된다.

한편 ‘10년부터 ’15년까지 체내 중금속 농도를 추적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중금속 농도가 30%이상 감소 또는 증가한 집단의 식습관을 분석한 결과, 체내 중금속 농도가 감소한 집단이 증가한 집단에 비해 어패류,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칼슘, 엽산, 철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어패류, 유제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풀이된다.

식약처는 또한 실제 실생활에서 ▲금주‧금연 등의 생활습관 개선 ▲칼슘‧철분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습관이 체내 중금속 농도를 줄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