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용 관리지표 확대…가감지급 '사전목표치 제시'로 전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승택, 이하 심평원)이 앞으로 항생제 평가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급성상기도감염 평가를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하는 등 항생제 적용사용 방안 모색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의원급에 대해 가감지급 모형 개선 및 지급률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행 상대평가로 대상기관의 1.5% 미만이 가감지급 대상이며 지급률은 1%에 그치고 있는 것을, 향후 절대평가 방식(사전목표치 제시)으로 전환해 가감 대상기관 수 및 지급률을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 병원급 이상의 가감지급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심평원은 12일 오후 1시 심평원 서울사무소(서초동 소재) 지하강당에서 '항생제 적정사용 방안 모색'을 주제로 '제39회 심평포럼'을 갖고 이 같은 항생제 적정성 평가계획을 밝혔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연화 심평원 평가2부장은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위한 의료소비자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의·약단체 및 소비자단체 연계 진료지침을 안내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설명했다.

이어 김지애 심평원 약제정책연구팀 부연구위원은 '약제 가감지급 사업 모형 개선' 주제발표를 통해 "항생제 처방 관리를 강화하고 전반적인 항생제 오·남용 관리를 위해 항생제 관리 지표 확대 및 추가 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표를 급성상기도감염에서 호흡기전체 항생제 처방, 병원으로 평가대상을 확대하고, 광범위 항생제 사용 관리 지표와 소아 사용 관리 지표를 추가한다. 특히, 의료계가 동의하고 수용하는 항생제의 적정한 사용에 대한 진료지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부연구위원은 "가감지급 사업의 결과공개는 공개 대상 기관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하고, 이해당사자들간의 동의와 수용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향후 정기적인 효과 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가감지급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주희 심평원 약제정책연구팀 주임연구원은 '항생제 사용량 심층분석' 발제를 통해 "매년 항생제 총사용량은 증가 추세에 있고, 소아에서 페니실린-효소 복합제와 마크로라이드 사용량이 다른 연령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광범위 항생제인 페니실린-효소 복합제, 마크로라이드 사용량이 높았고, 3세대 이상 세파계 사용량 또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래에서 호흡기계 질환의 항생제 사용량은 52.5%, 소아가 90.2%를 차지(주상병 기준)했고, 항생제 처방요인은 의사의 경험적 판단, 환자의 요구 등이 작용했다"며, "항생제 내성 증가 요인은 부적절한 사용과 환자의 부적절한 순응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 주임연구원은 "항생제 적정사용을 도모하기 위해선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항생제 사용량(심평원)-내성정보(질병관리본부)를 연계해 항생제 사용량 모니터링 및 적정 사용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평원 이소영 연구조정실장은 "우리 모두는 감기 항생제 처방률 등의 평가결과를 2006년 공개한 후, 이제 보건학적 위협에 맞서 항생제 내성과 항생제 처방률 감소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정부와 의약계가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항생제를 적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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