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더욱 인정받는 암병원 만들겠다."
환자 역외유출 최소화 주력… 지하철 개통 시급

"화순전남대병원이 개원한 지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암 특화병원으로 도약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어 긍지를 갖습니다. 그러나 외연의 확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보고자 합니다."

김형준<사진> 화순전남대병원장은 "화순전남대병원이 그동안 암 전문병원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 왔지만 정작 지역환자들의 역외유출로 '집토끼'를 잃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병원의 재도약을 위해 앞으로 광주 전남지역 환자들의 역외유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의 이런 다짐은 '지역환자를 더욱 유치하여 경영의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 서울의 빅5병원이나 다름없는 암치료 기관을 두고 멀리 외지로 나가 고생하며, 비용적으로도 더 부담을 떠안는 현실'이 답답해서다.

김 원장은 “광주 전남지역 암 환자의 역외유출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지역에서 57%가량, 전남지역에서도 50% 정도의 환자만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두 지역을 합해도 55%에 지나지 않아 결국 45%의 환자는 역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광주전남지역 암환자의 역외유출은 KTX와 SRT가 개통되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김 원장은 "환자들이 막연한 선입견을 가지고 서울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근본적문제이긴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인식과 홍보의 부족, 지리적 여건에 따른 접근성 부족 등 환자들의 역외유출을 조장하는 요인도 많다"며, 이에 대한 대처와 해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원장은 "우리의 가족문화에서 아들 딸이 서울에 살고 있어 서울지역 상급병원으로 가는 것은 도리가 없다, 그러나 화순전남대병원의 암치료 수준이 서울의 병원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병원에 쉽게 올 수 있는 길을 터주면 분명 지역 환자들의 역외유출은 반감 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김 원장은 "언론에서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화순전남대병원은 병상당 암수술 건수가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야별 암치료 평가에서 매년 1등급을 차지하는 등 실력에서는 이미 전국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 있고, '치유의 숲' 등 환자들을 위한 자연 환경 또한 다른 병원이 흉내낼 수 없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병원이 쌓아 온 역량과 우수성을 지역사회에 제대로 알리는데 주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구조적인 문제'를 접근성이라고 꼽았다. "병원이 전라남도 관할 광주시 외곽에 위치해 있다보니 교통편으로 볼때 전남이나 광주지역 환자들이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하는 것이나 서울로 직행하는데 큰 차이를 못느낀다"는 것. 김 원장은 이 문제를 지역 환자들이 서울 등 외지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큰 사유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면 “광주의 지하철노선을 연장하여 두 개 정도의 정거장(역)을 증설해야 되는데 이것도 전남도와 광주광역시가 적극 협력해야 될사항이라 간단치 않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병원이 광주광역시와 전남도의 협력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일은 또 있다.

현재 화순전남대병원은 '전남지역암센터'를 운영중인데 실제적으로 암연구에 사용되는 환자데이터는 대부분 광주지역 환자들의 자료라는 것. 따라서 암센터의 명칭을 '광주전남지역 암센터'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전남도에서는 '광주시가 암센터에 특별한 지원을 해주는게 없는데 센터 이름에 왜 광주를 붙여주느냐'며 난색을 표해 이 역시 아직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김 원장은 "당면한 과제를 즉시 해결하고자 해도 커다란 구조들이 광주시와 전남도 등 지방정부와 연계된 것들이라 각론에서의 여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당장은 힘들지만 인내를 가지고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발전하는 차원에서 광주시, 전남도 등 자치단체와 적극 소통하며,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김 원장은 “국민들이 암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인터넷 등에 잘못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어 걱정"이라며 "암치유도 중요하지만 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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