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외과영역서 수술 중 초음파 유용

의학신문사-대한외과초음파학회 공동

‘초음파 진단 최신지견’ 학술기획

박일영
가톨릭의대 외과 교수
대한외과초음파학회 회장

복부외과의사들이 수술만 잘하면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 영상의학과는 중재시술을 발전시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을 잠식하였고, 내과는 위, 대장내시경, stent 삽입 등으로 진단 및 치료영역이 점점 넓히고 있다.

그리고 일본 외과의사들은 우리와는 달리 초음파검사, 간문맥색전술, 내시경적 치료 등을 외과의사가 직접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 외과의사들은 학회 교육 프로그램으로 초음파를 외과의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다른 과들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는 초음파가 복부외과 의사들에게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초음파는 1912년 대서양에서 침몰된 타이타닉호 사건 이후 고주파 초음파 장비가 발명되었고, 제2차대전에서는 잠수함을 찾아 파괴하는데 사용되었다. 전후에 의료용 초음파들이 개발되어 1958년에는 현재 쓰는 B형 모드의 초음파가 개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도 초부터 의료용 초음파 장비가 도입되었다.

의료초음파는 진단적초음파와 치료적 초음파로 나뉘는데 과거에는 영상의학과에서 진단하는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1979년 일본외과의사인 Makuuchi가 간수술시 사용되면서 외과 수술중에도 사용되게 되었다. 저자도 간담췌외과의사로서 수술시 간절제를 위해 수술중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외과의사들은 수술시 항상 보는 해부학적 구조이기 때문에 타과 의사보다 훨씬 초음파를 잘 할 수 있다.

복부외과영역에서 초음파 사용에 대해 살펴보면 수술 전 진단적으로 3.5MHz 탐촉자로 복벽을 통해 검사한다. 복부초음파는 종축, 횡축, 비스듬한 방향으로 스캔하며, 탐촉자를 회전하거나, 미끄러지거나, 전후 및 좌우로 기울여 검사한다. 담석증은 흔히 보는 질환으로 후방음향음영으로 담석과 용종을 구분한다<그림1>. 담관결석은 환자의 자세를 좌측으로 눕힌 후 color flow로 검사하면 담관이 잘보인다<그림2>.

그외에 급성돌기염, 탈장, 복수, 복막염, 장폐쇄, 대동맥류 및 간, 신장, 비장 등의 고형 장기의 병변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주며, 진단이 잘 안되는 췌장도 잘 관찰하면 췌장염, 췌장낭종, 췌장의 종괴, 췌관의 확장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그림3>. 최근에는 미세기포 조영제를 사용하여 조영증강초음파를 사용하면 일반 초음파에서 발견 못한 병변도 탐지 할 수 있다.

수술중초음파는 복강 내 장기들 특히 간, 담낭, 췌장을 포함하여 콩팥, 부신, 비장 및 대동맥을 포함한 후복막 질환도 검사할 수 있다. 수술중 초음파는 7.5MHz 탐촉자를 사용하며, 대개 6-10cm 정도를 투과할 수 있다. 이 탐촉자로는 1mm 크기의 결석과 3-5mm 크기의 종양 등 작은 병변을 찾아 낼 수 있다. 수술중 탐촉자의 종류도 일반 초음파와 같이 linear, T-shape. I-shape, convex, sector type의 탐촉자가 있다.

간병변을 정확히 알기 위해 수술중 초음파로 검사하고 절제시에는 초음파가 음성경계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그림4>.

아울러 절제하기 힘들거나 작은 간 종괴는 수술중 초음파 유도하에 고주파열치료(Radiofrequency Ablation)도 외과의사가 직접 시행할 수 있다<그림5>. 담관과 간문맥, 간동맥은 Mickey Mouse의 얼굴 모양으로 초음파에 보이며, Color Doppler 영상 사용시 담관과 혈관을 쉽게 구분 할 수 있다. 담관에 직접 닿기 힘들면 수액을 주입하여 수액 속에서 초음파를 시행하는
stand-off technique을 사용할 수 있다.

췌장에서는 인슐종찾기, 췌장암의 절제 가능성 및 췌관의 위치 확인을 수술중 초음파로 할 수 있다. 췌장에 직접 탐촉자를 대고 비장정맥, 췌관을 찾을 수 있다. 만성췌장염 환자에서 췌관과 췌결석을 쉽게 찾아 수술에 도움을 준다. 신장과 부신 및 후복막 장기들의 위치와 주위 구조물과의 관계 및 병변을 수술 중 초음파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자궁, 난소 등의 부인과 질환들과 방광의 병변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위암에서 위벽의 침범 깊이 측정이나 복강내 농양 위치 선정 및 배액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 복강경수술의 발전으로 복강경 초음파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그림6>.

담관 결석 환자에서 복강경초음파는 수술중 담관조영술보다 더 정확하고 쉽고 빠르게 결석을 찾을 수 있으며, 확진율도 높다<그림7>.

간, 담관, 췌장 종양의 병기 결정시 복강경과 복강경초음파를 같이 시행하면 감도가 80-100%까지 이른다. 아울러 치료 목적으로도 복강경초음파 가이드 하에 고주파열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수술후에도 복부에 체액이나 혈종이 고인 것을 초음파로 진단 할 수 있고, 초음파 유도하에 배액술도 복부외과의사가 직접 시행할 수 있다. 최근 많이 시행되는 간이나 신장이식 후에도 이식장기의 혈류 흐름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러한 초음파는 복부외과 의사가 진단하거나 수술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현재 발전되고 있는 여러 분야들이 있다.

첫째로 초음파 기기가 점점 소형화 되어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최근 국내 제품도 개발되었으며 복부외과 의사가 초음파를 들고다니면서 진단하기도 하고 초음파 가이드하에 혈관 삽관이나 배액술을 병동의 침대 옆에서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로 초음파는 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등으로 병을 직접 치료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었으며, 이는 핵자기공명장치(MRI)를 같이 이용하여 정밀하게 치료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셋째로 미세기포나 나노입자 등에 약제를 주입하여 병변부위에 도착한 버블을 초음파로 파괴하여 약제가 그 부위에만 작용하게 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넷째로 초음파유도하에 치료나 수술하는 방법들과 초음파를 이용한 수술기구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므로 복부외과의사들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초음파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여 발전시키고 초음파의 새로운 분야 개발에 앞장 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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