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류 진단에도 초음파 검사 필수적

의학신문사-대한외과초음파학회 공동

‘초음파 진단 최신지견’ 학술기획

의사들의 대표적 진단의 상징이 청진기에서 초음파·CT·MRI 등 첨단기기로 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기본 검사법으로 태아 검사에 많이 사용되고 있던 초음파가 외과의사들만의 공간인 수술실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유방암과 갑상선암 등 다양한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 장비로 활용되며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대한외과초음파학회(회장 박일영)와 공동으로 혈관, 복부, 유방 및 갑상선, 응급, 대장항문 분야의 초음파 진단 최신지견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학술기획을 마련했다.

- 글 싣는 순서 -
▷ 혈관외과에서 초음파의 유용성 (중앙의대 김향경 교수)
▷ 복부외과 의사에서 초음파 의의 (가톨릭의대 박일영 교수)
▷ 응급 중환자외과 초음파 사용 의의 (가톨릭의대 조항주 교수)
▷ 대장 항문외과에서 초음파 활용 (가톨릭의대 조현민 교수)
▷ 유방 갑상선 외과에서 초음파 중요성 (차의대 박해린 교수)

김향경
중앙대 의대 외과 교수

혈관외과 수술은 외과 영역에서 가장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이다. 혈관외과가 외과 내에서 독자적인 영역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혈관외과의 역사는 불과 100년 전 Alexis Carrel의 혈관문합술이 발표된 이후에 비로소 시작되었고, 이후 수십여 년간 혈관외과 술기들의 정립 및 계승의 시기가 이어졌다.

혈관수술은 대상 환자들이 심각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질환에 따라 응급으로 시행되는 경우도 많아 수술 후의 사망률과 이환율이 높은 것이 항상 큰 문제가 되었다. 혈관내 치료는 혈관수술에 최소침습 개념이 적용된 것으로, 혈관내 치료가 말초혈관 치료에 적극적으로 시도된 이후 치료 후 병원내 사망률 및 이환율이 많이 개선되었고, 동시에 그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혈관내 치료는 치료 전후 뿐만 아니라 치료 중 영상검사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수요와 더불어 혈관 초음파가 혈관외과 영역의 진단과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도구로 자리잡았다.

초음파는 금식 등의 별다른 전처치가 필요 없고, 신장질환 동반 빈도가 높은 혈관질환 환자들에게 사용하여도 신독성 등의 합병증이 없어 가장 이상적인 검사 방법이나 검사자 의존적인 면 때문에 검사자와 술자가 다른 경우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 제한점이 있었다. 그러나 외과의가 직접 초음파탐촉자를 잡게 되면서부터 초음파는 혈관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혁신적인 변모를 가져다 주었다. 초음파를 통해 빠른 진단뿐만 아니라수술이나 치료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각종 혈관내 치료를 초음파 유도로 시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혈관질환의 치료에는 병변의 모양 뿐만 아니라 혈관 폐색이나 역류의 심한 정도가 치료의 적응증과 연관되어 있는데, 도플러 검사를 통한 속도나 파형, 역류시간 측정 등으로 폐색이나 역류의 심한 정도를 직접 알 수 있는데 이는 CT나 혈관조영 등의 영상 검사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이다.

<그림1> 초음파를 통한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 측정. 경동맥 구부에서 1츠 떨어진 곳에서 자동화 측정법을 통하여 내막중막 두께를 측정할 수 있다.

혈관질환 중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는 우선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들 수 있다. 경동맥은 관상동맥 질환을 예측하는데 창문과 같은 도구로 이용되어 왔으며,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 측정을 통하여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예측하는데 보조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그림1>

또한 경동맥의 경화반은 뇌졸중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뇌졸중 발생 위험성이 높은 모양의 경화반이 관찰되거나 협착의 정도가 심할 경우 경동맥내막절제술이나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계획할 수 있다. 경동맥 내막절제술 시에는 수술전 경화반의 범위와 모양, 성상, 협착 정도를 평가하거나 수술 직후 혈류 관찰, 주기적인 추적 관찰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대동맥, 장골동맥 및 사지혈관질환의 경우 질환의 진단, 병변의 범위, 협착의 정도 평가 등을 통해 추후 치료계획 수립에 유용하게 이용되고 수술 중에는 혈관 접근시 유도와 혈관 조영술을 대신한 영상 유도방법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치료 중 속도값의 변화를 관찰하여 혈관조영술과 같은 2차원 영상으로 보이지 않는 잔존 협착여부를 파악하여 추가치료 필요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조영제 노출 없이 수술 후 주기적인 추적관찰 방법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림2> 정맥역류검사. 역류의 지속시간을 측정하여 혈관의 병적인 역류를 진단할 수 있다.

정맥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의 초음파는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초음파는 심부정맥혈전증의 진단 및 추적관찰에 표준적 검사로 이용되어 왔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정맥류의 진단에도 초음파검사는 필수적이다. 병적인 역류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역류 지속시간을 측정하게 되는데, 이는 다른 영상검사로는 대체할 수 없다.<그림2>

최근 정맥류 치료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혈관내 레이저나 고주파 치료, 혈관내 접착제나 경화제주입법 등의 수술기법은 초음파 없이는 시행할 수 없다. 치료가 끝난 후 심부정맥혈전증과 같은 합병증 발생 여부 평가와 재발여부에 관한 장기 추적관찰에도 초음파가 이용된다. 그 외에도 초음파는 혈액투석용 동정맥루 조성술시 혈관지도 작성, 투석환자에서 동정맥루의 기능평가, 막힘이나 협착이 있는 동정맥루의 치료, 중심정맥삽관 등 혈관외과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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