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규명, 골반 넓으나 보간 좁아 무릎에 하중 집중

남성보다 여성에게 유난히 많은 무릎 관절염, 그 이유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명철(노두현 이동연)교수팀은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골반이 넓으나 보간(步間)이 좁아 그만큼 무릎에 하중이 더 집중돼 관절염 발생이 빈번하다고 밝혔다.

보간이란 걸을 때 양쪽 발사이의 가로 간격을 말하는 신조어인데 흔히 쓰는 보폭(세로 간격)과는 다르다.

이명철 이동연 노두현 교수<왼쪽부터>

무릎 관절염은 전세계 2억 5천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격차가 벌어져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비율은 여성이 3~4배 높으며, 엑스레이상으로는 65세 여성 절반이 관절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폐경 후 호르몬 변화나 장시간 쪼그려 앉는 것이 원인이라 추정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60~70세 남녀 84명에게 3차원 신체계측 및 동작분석을 시행해 걸을 때 각 관절에 가해지는 힘과 각도 그리고 골격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보다 여성 무릎 하중이 30% 더 높았는데 이는 6년 뒤 관절염 발생비율이 3.7배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골반이 넓지만 보간이 좁기 때문에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힘을 30% 더 받는다. 이런 현상이 누적돼 ‘O자 다리’로 진행되고 결국 관절염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노두현 교수는 “그 동안 여성 무릎 관절염 빈도가 높은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었는데 3차원 동작분석을 통해 세계 최초로 이를 생역학적으로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관절염 예방이나 인공관절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동작분석 검사란 3D 영화 등에서도 사용되는 모션캡쳐 기법과 3차원 압력감지 센서를 결합한 검사로 서울대병원 정형외과에서는 정확한 치료 방법 결정을 위해 수술 전·후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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