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주년 기념 심포지엄 “마곡 인프라로 글로벌 의학 발전, 핵심 역할 기대” 한목소리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만을 위한 의학교육'의 효시가 된 보구여관 설립 13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이화의대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석학의 발표 및 토론으로 구성돼 새로운 의학교육의 비전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이화의대 주요 인사들은 동대문 시대를 지나 목동을 거쳐 새 병원이 걸립될 마곡에서 동북아 의료 허브로 도약하며 세계 여성 의학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우뚝서며 비상하는데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장 김경효)은 지난 26일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보구여관 13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보구여관은 한국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일 뿐만 아니라, 이화학당과 더불어 근대적인 여성 교육을 이끌어 나간 여성 의학교육기관의 효시다.

이화학당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튼(1832∼1909) 여사는 당시 근대 의료 시술을 받기 어려웠던 한국 여성들의 어려운 처지를 안타깝게 여겨 미국 감리교 해외 여선교회의 지원을 받아 1887년 서울 정동에 병원을 세우고 여의사 메타 하워드(1862∼1930)를 초빙해 여성 진료를 시작했다.

이듬해 고종황제는 이 병원에 여성을 보호하고 구하라는 의미의 ‘보구여관’이라는 이름을 하사했고, 그 이름에 걸맞게 보구여관은 질병과 인습에 고통 받던 많은 여성들을 보호하고 구했다.

1892년에는 보구여관 의사 로제타 홀(1865~1951)이 다섯 명의 조선 여학생을 선발해 의학교육을 시작했으며, 이는 한국 최초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학 교육이자 이화의학 역사의 시초가 된다. 이를 통해 최초의 여의사인 박 에스더(1900년)와 최초의 간호사 2인(김마르타, 이그레이스 1906년)을 배출하는 등 우리나라 의료역사의 지대한 업적을 남긴바 있다.

이대 마곡 캠퍼스 조감도

앞서 유경하 이대목동병원장은 ‘보구여관의 역사: 정동에서 마곡까지’ 기조발제에서 마곡 새병원은 △중증질환 특화병원(장기이식·심뇌혈관·암 특화병원) △중증응급환자 특화병원(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감염관리 체계 특화병원(국내 최초 전 중환자실 1인실 운영, 공조시스템이 분리된 호흡기내과 병동, 국제기준 부한 음압 격리 병동 설치) 등으로 구성해 국내를 넘어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국내 최초 3인실 기준병실(가변형설계로 1인실 전환 가능), 병동별 면회 및 휴게 공간 설치와 맞춤형 첨단 국제진료센터, 프리미엄 건진센터를 비롯해 편리한 접근성과 함께 마지막 생의 존엄한 순간을 존중한 최고의 장례식장을 구축하는 등 제반시설도 역대급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소개했다.

특히 유경하 원장은 “시간의 역사관인 보구여관을 미래의 정신적 방향으로 재조명하겠다”며 보구여관 고증 복원을 통한 역사의 정통성 유지에 필요성을 지적하며 “공감과 소통의 문화 공간 조성으로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존중하고 최신 IT 통신 기술과 결합한 스마트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경효 학장은 “튼실한 기초 및 임상 의학교육을 기반으로 특성화된 진로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바로 세계 최대의 여자 의과대학인 이화 의대·의전원”이라며 “앞으로 2018년 완공해 2019년 초 개원하는 강서구 마곡지구 새 의과대학 캠퍼스는 역사상 최고 수준의 의학 교육, 최첨단 연구기반 시스템을 확보해 세계 여성 의학을 선도하는 의학 교육 기관으로 비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승철 이화의료원장은 새 의과대학과 병원이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 다양한 덕목을 갖춘 인재 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융합의학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세상은 여성 역할의 중요성인 인식하고 있다”며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다양성 그리고 창조적인 아이디어, 더욱이 관계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여성의 따뜻하고 유연한 리더십은 소통이 중요한 시대에 더욱 돋보이는데 그 중심에서 이화인들이 빛날 것”이라고 덕담했다.

김봉옥 한국여자의사회장도 “한국여자의사회는 우리나라 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의사관을 추진하고 있다”며 “물론 박에스더와 보구여관과 함께 많은 이화 가족들과 이화의료원의 업적들이 아주 귀중한 역사로서 남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곡캠퍼스 시대와 함께 이화의료원을 통해 미래의료를 책임질 좋은 여성의료인들이 계속 양성되고, 여성들이 더 건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첨단연구와 명품진료를 통해 성인지적 의학의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우뚝 서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